전세계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통신장비 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스프린트 넥스텔은 삼성전자와 모토롤러에 이어 노키아를 와이브로 장비 및 단말기 공급업체로 선정했고, 브라질의 TVA도 삼성전자의 장비 및 단말기로 상용서비스를 추진하면서도 노텔과 제휴를 맺었다. 이처럼 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장비와 단말기 공급업체를 다변화하는 것은 와이브로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이다. 경쟁체제를 구축해야 위험을 분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비ㆍ단말기 업체들의 경쟁을 통해 품질 향상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올 12월부터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에 따라 삼성전자에 워싱턴 D.C 지역을 맡겼다. 워싱턴 D.C는 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미국의 수도’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데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의미가 크다. 스프린트가 삼성전자에 워싱턴 D.C를 맡긴 것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그만큼 높이 평가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TVA는 오는 6월로 예정된 상용 서비스를 위해 지난 1월부터 삼성전자로부터 장비를 조달해 통신망을 구축하면서도 추가로 노텔과 시범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다른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보다는 앞서가고 있지만 기술격차가 3~6개월 수준으로 실질적인 통신망 운용에 따른 노하우를 확보하지 않으면 금세 뒤집힐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와이브로 서비스가 활발히 진행돼야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국내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잘 발달된 데다 초고속이동통신(HSDPA) 등 모바일 인터넷 환경도 세계적인 수준이라 와이브로의 성장세가 더딘 상태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 결합상품을 판매할 때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약 8개국이 삼성전자의 장비로 와이브로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와이브로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이어가려면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하루 빨리 상용화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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