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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책 거스르는 투자는 피하라

정부정책 거스르는 투자는 피하라 [조영훈기자의 개미 新투자전략] '정부정책에 맞서지 말라' 증권가에서 자주 인용하는 격언의 하나다. 정부정책이 주식시장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경기상황이지만 경기동향에 따라 정부의 정책기조가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는 주식시장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따라서 정부정책을 이해하고 정책기조를 파악하고 있으면 주식투자가 훨씬 쉬어지고 결과도 한결 나아질 수 있다.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기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정부정책'이라고 말할 때의 정부 정책기관은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와 통화정책을 관할하는 '한국은행', 주식시장 전반에 관한 정책과 감독기능을 수행하는 '금융감독원'을 들 수 있다. 이 밖에 산업정책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기관으로 산업자원부, 환경정책을 수행하는 환경부, 벤처투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육성, 관리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청 등이 증권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재경부는 거시정책의 흐름과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제도와 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거시경제지표의 관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적정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들을 수립하고 관리한다. 주식시장에 관련한 제도와 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것도 바로 재경부다. 재경부가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관으로 부각되는 것은 '증시제도와 증시안정대책'의 수립을 총괄하는 정부기관이기 때문이다. 재경부가 금융시장에 관한 큰 정책을 수립하면 이러한 정책의 세부방안을 수립, 시행하는 기관이 금융감독원이다. 재경부와 금융감독원으로 대표되는 금융당국이 증권시장을 과열로 인식하느냐 또는 침체기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정책기조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또 금융시장에 대한 감독기능을 수행한다. 소위 작전과 같은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일상적으로 감리ㆍ감독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주식시장에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중심으로 전개되는 테마장세 혹은 중소형주 장세에서 버블이 발생할 경우 금융감독원이 불공정거래행위를 단속해 과열을 식히기도 한다. 한국은행은 통화관리에 관한 결정권을 갖고 있다.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변수의 하나가 '금리'다. 한국은행이 통화긴축을 유지하느냐 또는 통화정책을 완화하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98년이후 주식시장이 2년에 걸친 상승랠리를 벌이는데 기여한 것은 다름아닌 한국은행의 저금리정책이었다. ◇그린스펀과 미국시장 미국시장에는 '그린스펀 효과'라는 말이 있다. 미국의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인 그린스펀의 말에 따라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올들어 미국경제가 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며 과열성장 논쟁에 휩쌓인 것은 그린스펀이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감을 표명한 데 따른 것이었다. 결국 그의 이러한 발언은 연준위의 금리인상 결정으로 이어져 미국경제는 본격적으로 '경기연착륙'을 위한 정책기조로 변화했다. 최근 나스닥지수가 2,600포인트선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스펀이 금융 긴축기조를 완화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이후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대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이러한 예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향후 미국시장에서는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부담에 맞서는 방패로 '금리 인하'가 새롭게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그린스펀 효과가 바로 그러한 것을 말한다. ◇증시안정대책과 주식시장 증권당국은 주가가 과열되는 기미를 보일 때는 정책수단들을 활용해 주식시장의 과열을 식히려고 노력한다. 또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에는 증시붕괴에 따른 후유증을 막기위해 증시부양책을 수립한다. 일반적으로 증시안정대책이 최초로 발표될 경우에는 별 약효를 받지 못한다. 증시가 과열됐다는 판단에서 맨 처음 증거금율 조정과 같은 수급관리수단을 활용해 매수세를 약화시키지만 매수열기를 식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 3차에 걸친 증시 진정책이 발표되면 그 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결국은 정부가 정한 정책방향대로 시장은 흘러갈 수 밖에 없다. 정부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에 귀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들어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포함해 연기금펀드를 1조 5,000억원 조성하고 근로자주식저축을 한시적으로 부활했다. 시장이 이러한 정부대책에 힘입어 500선에서 지지선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가 나선 이상 주변여건이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500선의 지지력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의 의지가 시장의 붕락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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