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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 "우리들의 인연 참 비극적이군"

곽경택 감독 첫 멜로작품… 주진모 비장한 남성미 눈길


거친 남성들의 땀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화를 만들었던 곽경택 감독이 사랑 이야기와 함께 2년 만에 돌아왔다. ‘친구’‘챔피언’에 이어 2005년 발표한 ‘태풍’ 이후 그의 일곱번째 작품인 영화 ‘사랑’은 말 그대로 사랑 이야기다. 한 여자의 사랑에 목숨을 건 한 사내의 애끓는 절절한 사랑.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이른바 ‘주연 배우 감’으로 한 단계 성장한 주진모가 명실상부한 단독 주연 배우 자리를 차지했고 젊은 배우 박시연과 김민준이 풋풋한 향기를 내뿜는다. 최근 코믹 연기를 즐겨 했던 관록의 노장 주현은 건설회사 유회장으로 무게 중심을 잡는다. 멜로 영화와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곽 감독이 작정하고 만든 첫 멜로 영화지만 역시 곽감독이란 말이 튀어 나온다. 섬세한 감정적 교감보다는 비장한 남성미가 배어 나온다. 어렸을 때 같은 동네에 살던 초등학교 동창 미주(박시연)에게 첫 눈에 반한 인호(주진모)는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내건다. 빚더미를 남기고 죽은 어머니 때문에 양아치 조폭 치곤(김민준)에게 끌려간 미주를 구하기 위해 칼질을 서슴지 않고 감옥 냉방에선 그녀 얼굴만을 떠올리며 고통을 이겨낸다. 출감 전부터 소식이 뚝 끊긴 그녀를 잊지 못한 인호에게 그녀는 자신이 충성을 맹세한 건설회사 유회장의 애첩이 되어 나타난다. 인호의 입에서 “지랄같네. 사람 인연”이란 말이 툭 튀어 정도로 처절한 비극적 상황. 인호의 선택은 외길이다.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결코 사그러들지 않는 용광로의 불덩이처럼 인호의 애절한 사랑은 좀처럼 꺼질 줄 모른다. 곽경택식 날선 활극을 기대하는 남성 관객에게 감동의 깊이가 조금 부족할 수 있다. 섬세한 여성 심리를 자극하기엔 이야기 흐름이 조금 밋밋하고 일직선적이다. 연기의 맛을 알아버린 주진모의 눈빛과 징그러울 정도로 섬뜩한 김민준의 양아치 조폭 연기가 단연 압권이다. 9월 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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