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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 항상 ‘객관적 눈’으로

어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 혹은 사건이나 안건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나 제안 등을 심도 있게 들어 보고 조사하는 방법 중에 우리 말로 심층면접조사, 영어로는 FGI(Focus Group Interview)라는 것이 있다. 기업 쪽에서는 신제품 기획, 광고 아이디어 발굴, 아이디어나 제작물의 검증 등을 위해 마케팅 부서와 광고회사에서 이 조사를 많이 한다. 8~10명 정도의 주제에 맞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특정한 주제 아래 자유스럽게 얘기하도록 한다. 모더레이터(Moderator)라는 진행자가 있고 기업 쪽의 관련자들은 한 면이 거울로 돼 있는 관찰실이라는 곳에 모여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토론이나 대화 내용에 귀를 기울이며 지켜본다. 미국 영화를 보면 가끔 나오는, 용의자들을 쭉 세워놓고 잔뜩 겁을 먹은 증인이 거울 뒤에 숨어서 떨리는 손으로 용의자 중의 하나를 범인이라고 지목하는 분위기를 연상하면 된다. 이런 그룹 토론을 거울 뒤에서 지켜볼 기회가 많이 있었다. 관찰을 진행하다가 어느 순간 사람들의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을 때를 느꼈다. 거울을 통해 보이는 사람들은 한참 이야기하는 것이 눈으로는 보이는데 그것이 말 그대로 `소리 없는 아우성`이 될 때가 있다. 그런 소리 없는 아우성을 경험할 때 일순 멍해졌다가 생각이 정리되는데 문제는 바로 이때부터 듣고 싶은 소리만 듣게 된다. 예를 들면 한 미국 친구가 딸아이의 유치원을 참관하는 기회가 있었다. 꽤 규모가 있는 유치원인지라 앞서 설명한 거울관찰실이 있었다고 한다. 그 친구 말인즉 그 전에 유치원 교실에서 자기 딸아이와 같이 논 적도 있고 집에서 시간을 함께 보낸 적도 많았는데 거울 뒤에서 자기 딸아이의 새로운 면을 놀라울 정도로 많이 발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거울로 관찰하기 전에는 자신은 꽤 훌륭한 아빠라고 자신했었는데 관찰 후 자신과 딸의 거리가 상당함을 느꼈다고 한다. `객관`이라는 미명하에 항상 거리를 두고 거꾸로 비치는 거울의 상을 통해 사람과 세상을 파악하려 하는 것. 이것도 광고나 조사 전문가들의 직업병이다. 언제나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올바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박재항(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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