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기습 세일'이 백화점부터 대형마트,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에 이르기까지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유행하고 있다. 전례 없는 이벤트를 통해 불황기 '한시적 특가'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데다 부진했던 연간 매출을 막판에 만회하고 재고 부담도 덜 수 있어 업체들이 새로운 불황 타개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관련업체들이 기습적으로 벌이는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4일 롯데백화점이 단 하루 실시한 '2013년 총결산 패션 잡화 브랜드 패밀리 세일'에서 인산인해 속에 목표 매출액의 3배가 넘는 실적을 냈으며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지난 9일 접속 폭주로 애초 사흘간 실시하려던 이벤트를 13시간 만에 종료해야 했다. 위메프에 따르면 이날 하루 방문자 수는 300만명, 동시 접속자가 최대 36만명에 달했고 하루 매출액은 220억원을 기록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당초 계획은 9일부터 사흘 동안 실시해 선착순 10만명에게 결제금액의 50%를 적립포인트로 돌려주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이벤트 시작과 함께 접속자가 몰리면서 일찌감치 종료됐고 일부 시간대에는 사용자 폭주로 사이트 접속이 안되는 '먹통'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연말이 되면 으레 상품 가격이 떨어지고 기습 세일에는 파격 할인 상품이 많다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대박 행사'라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이처럼 깜짝 이벤트에 소비자들이 구름같이 몰리자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연말 기습 세일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동안 전국 점포에서 주요 생필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쌩스위크(감사주간)'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할인 품목 수가 1,000개 이상 되는 대규모 행사를 실시하는 것은 매년 실시하는 상반기 창립, 하반기 창사 기념 행사를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는 이번 행사를 자체적으로 '대형마트형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라고 명명하고 신선·가공식품, 유아용품 등 생필품뿐 아니라 재고 소진 차원에서 창고 물품도 대량 방출하는 등 소비 심리 자극과 막판 매출 신장을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연말 대형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며 "행사 기간이 짧은 대신 할인 혜택 규모가 커 소비자들에게 좋은 쇼핑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프라이데이 깜짝 이벤트로 쏠쏠한 재미를 본 온라인업체들 역시 또다른 이색 이벤트로 연말 소비 심리를 노린다. 올해 처음 등장한 '인터파크 박싱데이'가 대표적인 예로, 인터파크는 미국에서 블랙프라이데이와 함께 양대 연말 세일 이벤트로 꼽히는 박싱데이(크리스마스 다음날)를 이용해 전자제품 할인에 나선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생활가전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등 연말 연시 선물 수요를 겨냥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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