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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ㆍ유통中企 PL사고 무방비
입력2004-07-08 16:12:16
수정
2004.07.08 16:12:16
법 시행2년새 사고 234% 늘었지만 보험가입은 1% 그쳐<br>"자금난에 가입강요 어려워…정부지원을"
제조물책임(PL)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됐지만 중소 제조유통업체의 99%가 PL보험에 미가입,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2년 7월1일 PL(Product Liability)법이 시행된지 2년이 지났지만 전체 122만627개 제조ㆍ유통업체(2001년 사업체 기초통계조사 기준) 가운데 1만5,957개사만 PL보험에 가입, 그 비율이 1.3%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 압력밥솥 폭발사건이나 불량만두소사건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소비자 피해구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PL사고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실제로 PL관련 사고는 최근 몇 년 동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기협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PL 단체보험 사고접수 현황을 보면, 지난 2002년부터 2년 동안 613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법 시행 이전인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동안 발생한 262건에 비해 234% 늘어난 것. 업종별로는 정수기류가 20.9%로 수위를 차지했으며 가전제품(15.5%), 스포츠용품(11.1%), 식품(10.8%)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 유형별로는 누수, 화재, 추락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보험에 가입한 업체를 기준으로 사고율을 분석하면 지난 2002년 5.6%에서 지난해 14.2%로 크게 증가했다. 이를 제조ㆍ유통업체 122만627개사에 적용하면 연간 17만건의 PL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따라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PL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기협중앙회를 통해 PL 단체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법 시행 이전 322개에서 지난 2002년 이후 지난 6월 말 현재 5,145개로 16배나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기협중앙회 뿐만 아니라 삼성, 현대, 동부, 동양, LG 등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PL 보험상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PL보험 가입업체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그러나 아직까지는 어느 정도 매출규모가 받쳐주는 업체들에 그치는 데다 유통업체의 경우 PL보험 가입비율은 극히 미미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 한달 평균 200여만원에 달하는 보험 가입을 강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기협중앙회 PL사업팀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아직까지 PL보험 가입에 대해 심적ㆍ물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PL보험 가입 업체에는 정부 자금을 지원하거나 신용평가를 할 때 우대하는 등 별도의 지원정책을 내놓아 가입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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