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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硏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연료전지는 차세대 녹색산업의 중심이다. 수소를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물 이외에 어떤 유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데다 효율성ㆍ소음 등의 측면에서 기존 내연기관 대비 월등한 비교우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폭넓은 활용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산업의 녹색혁신을 주도할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6억7,000만달러에서 오는 2017년 280억달러로 수직 상승이 예견되고 있으며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각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도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단이 국내 최초로 연료전지의 심장이라 불리는 '막 전극 접합체(MEA)'의 양산 공정 개발에 성공한 것. 양태현 단장은 "MEA는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의 실질적인 전기화학반응이 일어나 전기가 만들어지는 부분"이라며 "공정 자체가 극비로 취급되고 있을 만큼 3M, 듀폰, W.L.고어 등 소수 거대기업만 양산기술을 확보한 첨단기술 분야의 하나"라고 밝혔다. 이번 양 단장 연구팀의 MEA는 차량용ㆍ가정용ㆍ발전용 등 모든 종류의 연료전지에 쓰일 수 있는 것으로서 50㎾급 연료전지 스택 모듈에 적용한 결과 현존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제품과 동등한 성능을 나타냈다. 내구성의 경우 20%가량 더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양 단장은 "스택에 사용한 수백 장의 MEA 중 몇 개만 성능이 떨어져도 전체 출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무려 320여장의 MEA로 만든 스택 모듈의 실험 결과이기 때문에 양산 공정의 품질 균일성과 MEA 성능의 신뢰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 단장은 이어 "현재 단위면적 1㎠당 1.2암페어(A) 이상의 전력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연구 과정에서의 최대 난제는 MEA 전극필름의 박막 코팅. 막 위에 촉매 전극을 코팅한 형태인 MEA는 고가의 백금이 주성분인 촉매가 필름에 얼마나 얇고 균일하게 코팅되는지에 따라 경제성과 성능이 결정되는데 양 단장이 "그토록 애를 먹을지 몰랐다"고 토로할 만큼 촉매 구성물질은 잘 섞이지도, 퍼지지도, 코팅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3년여의 연구 끝에 결국 촉매 파우더와 바인더를 혼합해 잉크 형태로 만드는 촉매 슬러리 균질화 기술, 이 촉매를 약 10㎛ 두께로 코팅하는 박막 균일 코팅 기술을 독자 개발하며 고성능 MEA 양산 공정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코팅된 필름을 전해질 막에 옮기는 전사(轉寫) 기술에 있어서도 전사 압력과 공정시간을 기존의 10분의1 이하로 단축시키며 효율성과 경제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양 단장은 "차량용ㆍ건물용 중대형 연료전지시스템을 중심으로 실제 산업화에 요구되는 내구성과 경제성 달성을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며 "향후 3년 정도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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