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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로또 대박' 난 외국인들이 무려…
국부 유출인가 관광한류 첨병인가당첨자 국가 대부분 우리와 조세협약 맺어 소득세 한푼도 안내한국 찾는 관광객들 복권구입에 쓴 비용 당첨액 보다 많아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국부 유출인가, 관광 한류의 또 다른 첨병인가.
최근 4년간 외국인이 가져간 국내 로또 당첨금이 무려 13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때 아닌(?) 국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이 속한 국가는 대부분 우리나라와 조세협약을 맺고 있어 당첨금에 붙는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게임 방법도 간단한 로또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관광 한류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2일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말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로또복권의 외국인 당첨자 중 소득세 납부 대상인 4등 이상 당첨자는 총 1만4,500명, 당첨금은 130억원에 달했다. 1등 당첨자는 6명이었고 최고 금액 당첨자는 27억원을 가져간 중국 교포였다. 귀국 후 가게를 열었고 고향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 불법체류자 신세였던 태국인도 국내에서 로또 1등에 당첨된 후 벌금을 정산하고 당당하게 본국으로 돌아갔다.
현행 복권법상 외국인은 국내 복권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 당첨금도 차별을 받지 않는다. 지난해 7월 도입된 연금복권의 경우 아직까지 외국인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매월 500만원의 당첨금을 연금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은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은 조세협약이 체결된 국가일 경우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내국인의 경우 5만원 이상 당첨되면 최고 3억원까지 당첨금의 22%(소득세20%, 주민세2%), 3억원 초과부터 33%의 세금(소득세30%, 주민세3%)이 붙는 것과 대조적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지난 4년간 최대 28억6,000만원(130억원×22%)의 세금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그만큼 국부 유출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가져간 당첨금액 이상으로 복권 구입에 쓴 비용을 고려하면 국부 유출을 논할 만큼 손해 본 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복권위는 지난 4년간 외국인 당첨 비중(외국인 건수/당첨금 전체 지급 건수)이 0.51%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회차당 복권 구입 건수가 평균 24만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2008년 20만건 수준에 불과했던 회차당 구입 건수는 2011년 47만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한 해에만 외국인이 225억6,000만원어치의 복권을 샀다. 수지타산이 맞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외국인의 복권 구입 건수는 관광객 수 증가와 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외래관광객은 689만명에서 9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을 상대로 복권 판촉활동을 전개할 경우 새로운 관광상품은 물론 복권기금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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