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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정치경제학] '40년 고갈설'등 위기 조장때마다 오일 쇼크로 몸살

■원유 매장량과 유가의 함수<br>개발기술 발전·채산성 확보땐 유전 가채년수 3배이상 늘어<br>개도국등 수요 큰폭으로 상승… 값싼 석유시대는 사실상 끝나


SetSectionName(); [석유의 정치경제학] '40년 고갈설'등 위기 조장때마다 오일 쇼크로 몸살 ■원유 매장량과 유가의 함수개발기술 발전·채산성 확보땐 유전 가채년수 3배이상 늘어개도국등 수요 큰폭으로 상승… 값싼 석유시대는 사실상 끝나 이규진기자 sky@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지난 2008년 6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자 미국 음모설이 돌았다. 알래스카 등 북극 지역 유전을 개발하려면 유가가 200달러 가까이 돼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 미국이 유가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당시 유가는 2008년 2월 100달러선을 돌파한 뒤 가파르게 올라 WTI 가격이 7월14일 145.49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전세계는 '3차 오일쇼크' 위기감으로 크게 긴장했다. 그러나 유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곧 하락세로 반전됐고 투기적 수요가 사라지자 2009년 2월에는 월평균 WTI 가격이 39.20달러로 급락했다. 자연스레 알래스카 음모설은 한낱 설로 끝났다. 동시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야 채산성이 확보된다는 오일샌드(원유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모래) 개발에 대한 관심도 수그러들었다. 2008년의 유가 급등락과 음모설은 석유 매장량과 유가 전망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줬다. 유가가 오르면 지금까지 경제성이 없던 유전들이 잇따라 개발되기 때문에 석유가 수십 년 안에 금세 사라질 것이라는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이다. 또 중동 등 산유국의 정정불안과 석유수출기구(OPEC)의 생산통제, 선물시장의 투기, 테러ㆍ전쟁, 일시적 수급불일치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석유가격을 결정하고 있다는 평범한 이치가 재차 확인됐다. ◇1950년대도 "40년 남았다"=지구상에는 얼마만큼의 석유가 매장돼 있을까. BP(British Petroleum)에 따르면 세계 원유 확인매장량은 2007년 말 기준으로 1조2,379억배럴로 추정된다. 현재와 같은 생산 수준으로 약 42년을 캐낼 수 있는 양이다. 이를 근거로 그동안 '40년뒤 고갈'설이 나돌았다. 특히 대체에너지 업계 일각에서는 투자 유치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석유의 위기를 증폭시켰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유가 급등의 원인을 원유의 소진으로 오인하게 됐다. 하지만 1950년대 조사된 석유 가채년수도 40년이었다. 이후 60년 동안 지구상의 가채년수는 계속 40년이다. 가채년수란 확인 매장량을 그해의 연간 생산량(Production)으로 나눈 숫자다. 중요한 것은 확인매장량은 '현재의 기술로, 경제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양이라는 점이다. 이미 발견된 유정의 매장량 중 현재의 기술과 코스트로 회수된다고 생각되는 추정유량이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석유매장량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유전개발기술이 발전하고 유가가 더 올라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나머지 3분의2의 매장석유는 회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채년수는 새 유전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해도 3배로 늘어난다. 이에 더해 심해ㆍ북극 등의 새 유전과 오일샌드 등도 본격 개발된다면 석유공급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당장의 유가 급등과 석유고갈을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는 달리 전문가들은 값싼 석유의 시대가 끝났다고 보는 게 맞다고 입을 모은다. 석유협회의 한 관계자는 "경제성 있는 유전부터 개발했기 때문에 석유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무엇보다 중국ㆍ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에서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공업화와 자동차 보급으로 석유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점이 가격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61%가 중동지역 분포=세계 석유소비의 약 46%를 차지하는 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ㆍ독일 등 5개 국가의 석유 확인매장량은 세계 총매장량의 약 10%에 불과하다. 반면 61.0%가 중동 지역에 분포돼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ㆍ이란ㆍ이라크ㆍ쿠웨이트ㆍ아랍에미리트(UAE) 등 빅5가 모두 중동국가로 전세계 매장량의 절반이 넘는 약 6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연합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세계 매장량의 76%를 점유하고 생산량을 조절, 국제석유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음으로 아프리카 9.5%, 중남미 9.0%로 둘을 합치면 18.5%로 만만치 않은 매장량이 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ㆍ러시아 등이 아프리카ㆍ중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치열한 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북미는 5.6%, 중국ㆍ베트남 등 아시아는 3.3%로 석유 소비량에 비해 매장량은 크게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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