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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달이 또 시작됐다.
이달은 상반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증시의 흐름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연간으로 볼 때 코스피지수는 방향보다 속도의 문제다. 2ㆍ4분기 말에서 3ㆍ4분기 정도에 조정이 진행되고 이후 매력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4ㆍ4분기 이후 본격적인 글로벌 경기 확장세에 대한 기대감과 견조한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상승랠리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6월은 기대보다 검증의 시기다. 특히 세 가지 변화에 주목할 만하다.
첫째, 미국 국채 10년물(2.11%)이 S&P500 배당수익률(2.05%)을 웃도는 것이다. 금리 상승은 장기적인 미 증시의 낙관적 방향성을 예고해주는 것이지만 단기적인 상승 속도가 빠르고 그 폭도 상당히 컸다. 2011년 가을과 2012년 봄에도 미 국채 10년물과 배당수익률의 차가 플러스(+)로 전환되는 구간에서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미국 내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마진데트(Margin Debt)는 지난 4월 384억달러로 2007년 7월 고점 수준(381억달러)을 넘어섰다. 미국 증시가 쉬어갈 때가 된 것이다.
둘째, 달러화 인덱스가 직전 고점인 84포인트를 돌파한 후 안착할 수 있는가 여부다. 뱅가드 이후 외국인 수급 개선 기대감의 실체를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길게 보면 외국인 수급을 결정 지을 변수는 달러화 방향성이다.
만약 달러화 인덱스가 84포인트를 돌파한 후 안착하면 외국인 순매수의 추세적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1996년 이후 달러 강세 가속 구간에서 동아시아의 금융위기가 나타났고 코스피도 S&P와 디커플링이 지속됐다.
셋째, 기업 실적 턴어라운드의 가늠자로서 수출 증가율 추이다. 2000년 이후 한국의 매출ㆍ이익ㆍ수출의 관계를 보면 매출 증가율 회복이 이익에 앞서고 분기 증가율은 수출 증가율에 연동됐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소비의 계절성(10월 중국 국경절 연휴, 미국 4ㆍ4분기 소비시즌)이 뚜렷했다. 더욱이 5월 이후 진행된 엔화 약세 추이를 감안할 때 한국의 수출 지표 개선은 9월에 가야 기조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세 가지 변화 방향으로 예측해보면 이달에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열고 전진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단기 상승 추세의 연장보다 반전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
4월 이후의 주가 상승은 눈높이가 낮아진 데 따른 것이지 기업의 이익 개선을 동반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 경기민감주 비중을 늘렸다면 이제는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참고해 비중을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달에는 달러 강세, 수익률 역전, PER의 고점 대비 하락률 등을 고려할 때 정보기술(IT)과 미디어, 필수 소비재 등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6월은 너무 큰 기대보다는 투자시장의 주변 변수에 대한 변화들을 검증해보는 신중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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