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사의 텔레마케팅(TM)은 1일 1회만 가능해진다. 정보이용 동의가 없는 전화영업은 전면 금지된다. 금융 당국의 고강도 규제에 당장 은행 대출 모집인과 카드 모집인, 보험 설계사들이 생계난이 가중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자칫 연초 TM 영업 중지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상황이 또다시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금융 분야 개인정보보호 후속대책으로 '비대면채널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후속 대책에 따라 기존에 거래하던 금융사 이외에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상품에 가입하라고 권유 받는 일은 사라진다.
다만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고객에 한해 금융사가 1일 1회 전화할 수 있다. 고객이 직접 가족이나 지인을 소개했으면 영업 목적으로 전화가 가능하다. 하루에 한 번만 전화가 허용되지만 기존 계약을 유지하거나 고객 부재 또는 고객이 통화를 요구할 때는 예외다. 문자메시지와 e메일을 고객에 보내는 행위도 원칙적으로 안 된다.
당국은 또 31일부터 고객이 자동이체서비스(CMS)를 이용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신청하면 자신에게 등록 사실이 문자서비스로 통지하도록 했다.
개인고객이 공인인증서를 발급하거나 1일 누적 300만원 이상 이체시 전화나 문자서비스(SMS)로 본인확인을 거치는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의 기준금액은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다시 올린다. 당국은 지난 1월 금융사 고객정보 유출로 전자금융사기 가능성이 커지자 기준을 100만원으로 낮췄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TM 영업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크게 반발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TM 영업의 고객유치율이 대면채널에 비해 현저히 낮아 TM 영업규제가 비대면채널의 고사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TM 영업을 대하는 고객반응이 매우 싸늘해졌다"며 "TM영업 규제는 보험사뿐만 아니라 설계사들의 생계난으로도 이어져 더 큰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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