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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인사 대전] "관료화·외부 줄대기 설자리 없다" 깃발

<하> 인사 키워드는 조직문화 쇄신<br>생산성 떨어지고 사기 저하에<br>실적·능력 우선 관행 정착 나서<br>은행 출신별 갈등 해결도 적극


국민은행은 요즘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직문화와 관련된 교육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KB만의 고유 조직문화가 없었던 탓에 일선 행원들의 충성심은 떨어지고 눈치보기가 만연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통합한 지 10년, 여기에 장기신용은행을 더한 이질적인 문화가 결합한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조직에는 3색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때문에 직원교육과 함께 연말 인사가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외부에 줄대는 인사가 승진하는 게 아닌 능력과 실적 위주의 인사관행이 정착돼야 '신한WAY' 같은 국민은행만의 색깔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하반기 은행권 인사의 키워드는 조직문화 쇄신으로 요약된다. 국민은행은 통합 10주년이 됐지만 조직문화라고 내세울 만한 게 없다. 우리은행은 민영화가 늦어지면서 관료화가 심해지고 있다. 신한은 지배구조의 결정적인 결함 속에서 갈라졌던 조직을 하나로 합쳐야 하고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는 과거 2금융권 시절의 단자사 형태의 조직문화를 계속 가져갈지 기로에 섰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KB지주다. 국민은행의 경우 강정원 전 행장 재임시 선진연대 등 정치권에 줄을 댔던 인사들이 승진가도를 달리고 최고경영진이 노동조합과 밀월관계를 유지하면서 일반 직원들은 좌절감을 맛봤다는 게 KB 내부의 공통된 정서다. 결국 직원들은 생산성을 높이는 일에 무관심하고 지주회사의 중점추진 과제에도 '대충 넘어가고 보자'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국민은행의 고위관계자는 "대출이 부실화한 것은 나중에 회복하면 그만이지만 조직문화가 무너진 것은 몇 년이 지나도 회복하기 어렵다"며 "열심히 일하면 보상이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인사에서는 이것이 중점이 돼야 한다"고 했다. 우리은행도 민영화가 계속 늦어지면서 영업에 중심을 둬야 할 조직이 공무원화하고 인사 때마다 출신 은행별 갈등이 많다는 것이 경영진의 생각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고위관계자는 "은행장이 상업 출신이면 한일 쪽의 음해가 많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우리금융이 정부 밑에 있다 보니 각종 인사청탁도 많다"고 말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09년 말 인사를 앞두고 "인사청탁을 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냈을 정도였다. 그만큼 영업실적과 능력이 우선이라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조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가 이번에는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신한은 '신한 사태'를 맞아 둘로 갈라졌던 임직원을 하나로 합치는 게 최우선이다. 한동우 회장도 "어느 한편에 섰던 직원들을 다시 신한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 게 인사의 과제"라고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에 있을 인사에서는 개인보다 조직을 앞세우는 신한 특유의 조직문화 정립을 위한 인사가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외환은행 인수가 성사될 경우 외환에도 하나의 조직문화를 심어야 하지만 외환 측의 거부감이 크다. 하나금융 내부에서도 경비는 최대한 아끼고 직원들을 독려해 생산성을 높이는 조직운영 방식이 맞느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특히 하나는 'H(하나)ㆍS(서울)ㆍB(보람)ㆍC(충청)'으로 불릴 만큼 출신별로 급여와 인사체계가 아직도 통합되지 않은 상태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은행의 업무강도가 너무 세고 비정규직 등은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최고경영진과 임원 인사를 통해 이들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인 셈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정치권 등에서 자회사에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임직원들의 사기가 꺾이는 사례가 종종 있다. 내년 1월에 있을 은행 및 계열사 임원인사에서도 외부 낙하산이 또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를 어느 선에서 차단하느냐가 조직 문화 쇄신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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