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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 인터뷰-준 타노 피델리티 재팬펀드 매니저

"일본 증시 20년전 버블 상황과 완전히 달라… 상승세 이어갈 것"


주가 순자산비율 당시보다 안정적에 주당순이익 예상치 美·유럽보다 높아

'임금 상승→내수 진작' 정책 적극… 아베노믹스 중장기 효과 기대 지속

기업 지배구조 개선도 호재로 작용


"최근 2~3년 사이 아베노믹스 덕분에 닛케이225지수가 2배 정도 올랐지만 추가 상승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현재 일본 주식시장이 버블 상태였던 1990년대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준 타노(사진) 피델리티월드와이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서울경제신문과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과 아베노믹스의 중장기적 효과를 고려할 때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000년 4월 이후 15년 만에 2만포인트를 돌파했다. 지난 2012년 12월 집권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그동안 양적 완화, 확장적 재정정책 등을 실시했고 이러한 정책의 효과로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대형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당연히 주식시장도 달아올랐다.

최근 3년 사이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가 두 배로 뛴 탓에 일본 증시에 대한 경계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90년대 버블 붕괴의 기억을 떠올리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타노 매니저는 "1990년대 기업들의 수익성이 당시 주가수준을 뒷받침할 수 없을 정도로 증시가 고평가돼 있었지만 지금은 합리적인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버블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이어 "당시 일본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이 높으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며 "이러한 판단에서 차입금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무분별하게 사업을 벌리다 보니 기업의 수익성은 낮은 데 막연한 성장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는 기업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과거 버블 때 토픽스(TOPIX·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주식들로 구성된 지수) 주식들의 평균 PER은 50배 정도까지 치솟았었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5배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PER은 20배, PBR도 2.5배 정도에 그치고 있다. 타노 매니저는 "일본 기업들의 2016·2017년 주당순이익(EPS) 예상치가 미국·유럽보다 높게 형성됐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유럽 수준까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현재 주가는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또 정책 효과가 점차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결국 증시 상승세도 꺾일 것이라는 불안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해 타노 매니저는 임금인상 정책이 가져올 줄 중장기 효과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이 내수 소비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실질 임금 상승률이 2013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나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공적연금이 지급하는 보험금 인상, 재정 부양책 시행, 노년층의 소비 확대가 소비 시장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기업들이 지배구조개선, 주주가치 향상에 힘쓰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일본 정부는 일정 수익성 및 지배구조 기준을 만족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JPX-닛케이지수400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또한 지난 6월 1일 새로운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시행하면서 주주들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190개가 넘는 기관투자자들도 스튜어드쉽코드(기업들의 주주친화적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서약)에 서명할 만큼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엔화 약세, 일본의 경제구조 개혁에 힘입어 펀드도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피델리티재팬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8.95%로 같은 기간 비교지수(26.30%)를 웃돌고 있다.

타노 매니저는 "경쟁력을 지닌 정보기술(IT)·경기순환주·제약사의 투자를 선호한다"며 "일본공적연금(GPIF)와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수급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일본 주식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He is…

김창영 기자

준 타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 요코하마국립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29년 경력의 투자 전문가인 그는 1986년 일본 메이지생명보험에 입사해 1989년까지 주식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이후 2000년까지 메이지생명보험 미국·런던·일본법인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일했다. 2001년 피델리티월드와이드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한 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를 담당했으며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중소형주펀드를 운용해 왔다. 올 2월부터는 '피델리티재팬펀드'를 맡아 운용하고 있다.

그는 '피델리티재팬펀드' 운용을 맡은 후 보유종목을 다양하게 구성해 분산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그가 이 펀드를 맡으면서 비교지수 역시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재팬밸류인덱스에서 중소형주가 다수 포함된 토픽스지수로 전환했다. 시가총액에 구애받지 않고 성장세가 견조한 종목을 가려내겠다는 투자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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