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증시에서 호재성 공시가 사전에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시 이전에 급등하던 주가가 공시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추격매수에 나선 일반인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호F&G 주가는 지난 3일 CJ로의 매각 소식에 힘입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문제는 관련 내용이 지난 2일 장이 끝난 이후인 오후 4시30분에 공시됐으나 주가는 이미 오전 9시30분부터 상한가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호재성 정보가 줄줄 새기는 삼호F&G 뿐이 아니다. 아이필넷의 경우 1월17일 아시아 지역 판매를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한다고 공시했으나 주가는 그 전인 1월2일~16일 61.6% 급등했다. 아이브릿지도 1월26일 상반기 중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으나 주가는 19~25일 42.2%나 오른 상황이었다. 더 큰 문제는 정보를 미리 입수한 세력들이 증권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를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것. 실제 올들어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주가급등의 이유를 밝힌 11개 기업의 경우 공시 이후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다. 손오공의 경우 지난달 2~6일 53.2% 폭등했으나 지난달 9일 온라인 게임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라는 공시가 나오자 오히려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서울일렉트론도 2~10일 60%나 급등했던 주가가 지난달 11일 경영권 양도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에 하한가로 돌아섰다. 베넥스도 12월28일부터 1월4일까지 5일째 상한가를 기록하다 막상 지난달 5일 ‘자본감소 및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라는 호재가 나오자 5~6일 주가가 25.8%나 떨어졌다. 해외무역의 경우 1월16일 장이 끝난 뒤 대주주 지분 전량을 KTIC 컨소시엄에 양도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지난 11~16일 38.7% 올랐던 주가가 17~18일에는 9.9% 하락했다. 이유도 모른 채 추격 매수에 나섰던 개인들만 피해를 입은 셈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보를 독점한 일부 세력들이 주가 급등 및 거래량 증가 시점을 매도 기회로 삼고 있다”며 “단순히 호재성 공시가 나왔다고 주식을 매수하기보다는 펀더멘털에 주안점을 두고 종목 찾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코스닥 소형주는 몇 사람만 담합하면 주가가 움직인다”며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작동하는 한편 사후 불공정거래 행위 적발에도 노력하고 있으나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결국 개인이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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