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이상 공전을 거듭했던 ‘LG카드’ 매각방식이 채권단 운영위원회에 의해 공개매수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LG카드 매각이 다시 정상 괘도로 진입했다. 입찰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오는 8월 중에 인수 후보회사에 입찰 안내서를 발송하고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입찰제안서를 접수받아 10월까지 매각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들의 가격산정을 위한 ‘두뇌 싸움’도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10일 우리ㆍ기업은행ㆍ농협 등 채권단 운영위 소속 4개 기관이 만장일치로 공개매수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운영위는 이와 함께 3% 미만 소액주주 채권단을 정리해 전체 채권단 수를 10개 이내로 줄이는 방안도 조건부로 의결하고 해당 금융기관에 주식 매각 여부를 문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 미만 소액주주 채권단 7곳 가운데 5곳이 지분 매각에 동의할 경우 공개매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공개경쟁입찰로 매각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단 공개매수를 거치지 않은 제2안이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7곳의 소액 채권단 의사가 2~3일 안에 확인되면 다음주에 입찰 안내서를 발송하고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 사이에 입찰제안서를 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10월 말까지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주식인수 본계약과 공개매수 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매각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인수 후보회사들도 본격적으로 입찰 참여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공개매수 절차를 통해 일반투자자 지분도 함께 인수를 추진할 경우 인수가격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당장 이달 말 제출해야 하는 ‘입찰 제안서’에 얼마나 써넣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각 후보들이 외형상 의연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한층 치열하게 손익계산을 벌이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신한지주의 한 관계자는 “입찰 안내서가 도착하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여건을 봐가면서 인수물량과 인수가격을 산정할 예정”이라며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농협도 공개매수에 대비, 가격산정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해 매수 주간사인 ABN암로를 통해 가격부터 적정 인수물량까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공개매수를 실시할 경우 물량은 늘어나고 코스트는 높아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신중한 접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매각방식이 바뀌자 인수에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자금부담이 크게 늘어나 LG카드에 대한 관심도 크게 떨어졌다”면서 “인수전 참여 여부에 대해 내부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인수 후보들의 신중한 반응이 가격 결정을 앞둔 ‘연막 전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어차피 인수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당초 예상보다 인수가격을 높이고 인수물량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고가 매입’에 따른 역풍이 불 수도 있다. 오히려 각 후보들이 자금사정이 좋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다양한 투자 제안을 받고 있기 때문에 비난여론을 피하면서 인수후보에 낙점될 수 있는 ‘황금률’을 찾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편 그동안 인수전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SC제일은행도 LG카드 인수 자문사로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도이체방크를 선정하는 등 인수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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