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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무역의 날/해외주재원 가족수필 공모전 최고상]CJ㈜ 인도네시아법인 손용부장 아내 김미리씨

“가장 힘들었을 때는 자카르타에서 현지인들을 위한 의료 봉사를 하다가 뱃속의 아기와 이별해야 했을 때였습니다” CJ㈜ 인도네시아 법인에 근무하고 있는 손 용 부장의 아내, 김미리씨. 제40회 무역의 날 기념 해외주재원 가족 수필 공모전에서 최고상의 영예를 안은 그녀는 지난 91년 10월부터 남편을 따라 수라바야 등 인도네시아 지방 곳곳으로 옮겨 다녀야 했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거주하고 있다. 남편인 손 부장은 주중에는 해외주재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주말이면 의료진들을 대동하고 종업원들의 가정을 방문했다.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을 키워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미리씨는 “달콤한 신혼 생활 한번 경험해 보지 못한 채 늘 봉사 활동의 현장에 남편과 함께 해야 했다”면서 “쉬지도 못하고 주말마다 버거운 일정의 의료 봉사와 가정 방문을 병행 하는 일이 너무도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결국 임신 중 의료봉사활동에 나섰던 그녀는 강행군을 거듭하다 시골의 한 병원에서 아이를 유산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다른 사람들만 돌보다가 정작 자신의 아기가 유산되고 말았는데도 남편은 현지인에게 저를 맡겨 놓은 채 종업원들의 복지 문제를 이야기하고 다녔습니다. 그땐 너무 서럽고 가슴이 아파 어떻게 든 복수를 하고 말겠다고 다짐했었답니다.” 하지만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손 부장의 헌신적인 노력은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들의 현지 종업원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로 인해 여기저기서 노사분규가 일어나고 급기야 겉잡을 수 없는 폭력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김씨의 가족들은 언제나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에 의해 보호를 받았다. 폭동으로 다른 공장들이 불에 타고 아수라장이 된 상태에서도 마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비상 식량을 털어 주며 공장을 지키는 용기와 우정을 보여주었다. 손 부장과 김미리씨가 다른 지역으로 전출 가게 됐을 때는 공장에 있던 모든 종업원들이 나와 보너스를 반납할테니 제발 떠나지 말아 달라고 울면서 차를 막아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남편은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한국인의 참모습을 보여주자고 했습니다. 대단한 일을 한 것은 없지만 현지인들의 대소사를 직접 챙겨주거나 아픈 곳을 치료해주고 또 그들의 집을 방문하기도 하고 우리집에 초대하기도 하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들의 이런 노력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고 한국 제품의 홍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 동안 한국과 한국 기업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이미지도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 특히 손 부장과 손닥 해병대 부대장(현 인도네시아 해군참모총장)과의 우정은 현지 일간지에 실리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우리 가족의 작은 노력들을 좋게 지켜 봐주신 손닥 총장은 97년 IMF 폭동으로 목숨이 위협 받고 있을 때 해병대원 5명이 탑승한 트럭과 비상 식량을 보내주셨고 안전하게 빠져나갈 길까지 마련해 주셨습니다”이후 손닥 총장은 손부장과 의형제 관계를 맺고 특별한 한국 사랑을 과시하고 있다고 한다. “10년의 세월 동안 어렵고 고통스러웠던 날도 많았지만 작은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좋은 이미지를 타국에 심고 있다는 보람을 느낄 때 면 가슴이 뿌듯해진다”며 김미리씨는 밝게 웃었다. **김미리씨의 수상작 `그들이 지켜준 사랑, 그리고 우정`과 기타 수상작 전문은 서울경제신문 인터넷 홈페이지(www.sedaily.com)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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