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단기적으로 정책자금 대출과 커버드본드를 예대율 규제의 예외로 인정해주고 장기적으로 오는 2018년까지는 예대율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당국이 신중한 접근을 시사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최근 당국에 예대율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예금 잔액 대비 대출 잔액 비율인 예대율 규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은행채 등 시장성 수신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을 확대하자 유동성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2012년 도입됐다. 당국 기준치인 100%가 넘으면 조달 자금보다 대출이 많다는 뜻이다.
은행들은 현재 95% 수준의 국내 은행 예대율이 미국(70%대), 영국(90%대)보다 높지만 프랑스·스페인(110%대), 이탈리아(130% 수준) 등보다는 낮아 주요국 대비 높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엄격한 예대율 규제가 수익 하락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가 예금금리를 올려 조달 비용을 증가시키고 이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귀결돼 고객 부담을 늘리고 은행 수익성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엄격한 기준을 일부 풀어야 한다며 정책자금 대출을 예로 든다.
정부·한국은행 등에서 차입한 자금으로 나가는 정책자금 대출의 경우 금융사의 시스템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이 없음에도 원화 대출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출에 상당하는 자금을 다시 예금으로 조달해야 하는 불합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은행은 설명한다.
또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려면 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필요하지만 커버드본드가 예대율 계산 시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커버드본드도 이 규제에서 빼야 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2018년 바젤Ⅲ의 유동성 규제인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이 적용되면 은행의 자산 부채 구조를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어 유동성 규제가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예대율 규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알고 있다"면서도 "당장 손댈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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