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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두려움 너머에 있는 것

하늘에서 별빛이 쏟아진다. 물 속에선 또 하나의 만월이 솟아오른다. 소쩍새 소리만이 이따금씩 정적을 깨뜨린다. 그 소리 사이마다 풀냄새가 실바람을 타고 스며든다. 깊은 밤 물가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있자면 온갖 상념이 물결처럼 밀려왔다 밀려간다.달빛 아래 한 사나이가 서있다. 방패와 검을 잡고 언덕 위에 서있는 사내, 그는 하나의 화두를 던진다. 「공포의 반댓말은 무엇인가」2500년 전 200만의 페르시아 대군을 그리스의 테르모필레 언덕에서 300명의 군사로 사수하고 있던 스파르타의 장군, 지혜와 공맹이 뛰어난 이 인물이 비겁자들이나 생각할 공포를 왜 새삼스럽게 떠올렸을까. 그러나 그의 화두는 보다 깊고 넓은 사유의 연못에서 건져낸 것일 듯싶다. 인간은 희망·도전을 걸고 있지만 불안·갈등·고뇌·복수심이라는 그늘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모든 사유를 지배하는 바탕엔 두려움이 있다. 그가 던진 화두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그것을 극복하는 지혜·용기·결단·행동 그것이 반대의 개념일까, 아니면 행복·안정·자기 도그마 같은 것이 그 해답인가. 크게는 전쟁과 지진, 대화재부터 시작해 온갖 사건· 사고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삶은 공포 속에 둘러싸여 있다. 제도와 틀이 가져다주는 공포마저도 이젠 자연의 위협에 못지 않다. 하루 아침에 기업이 망하는가 하면 직장을 쫓겨난다. 컴퓨터와 신문명 세력은 구문명 세력을 몰아낸다. 다양한 매체와 통신혁명은 알 것 모를 것 할 것 없이 엄청난 정보와 생각들을 쏟아놓음으로써 불안과 갈등의 진폭을 높여놓고 있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원념과 투쟁은 점점 더 복잡한 양상이다. 피투성이가 된 전투의 와중에 스파르타의 한 장군은 자신이 던진 화두에 대한 답을 내린다. 「공포, 그것의 반댓말은 사랑이다」 정말 그가 그렇게 말했을까. 작가 스티븐 프레스필드가 던지는 소설「GATES OF FIRE」의 메시지일 것이다. 무기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안팎에서 일어나는 재난과 사건·사태로 영일없는 나날이다. 우리가 얻게 될 궁극의 답은 무엇이 될까 생각해 본다. 바야흐로 사유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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