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는 일단 부정적 입장이다. 이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현재 기준금리 2% 수준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가 주도하는 경기활성화 노력에 대한 화답인 동시에 경기회복에는 충분한 실탄이라는 설명이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우리 경제에서 기준금리가 2% 이하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어 금리가 인하되려면 큰 대내외 충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에 나온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국내외 연구기관보다 많이 낮게 책정됐다"며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려면 전망치보다도 경기가 안 좋아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내외 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이탈 우려도 커진다"며 "향후 1년간 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1%대의 기준금리는 한은으로서도 큰 부담이다.
그러나 변수가 없지는 않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당초보다 느려질 경우다. 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는 금리인상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계속 하락하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정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또다시 나올 수 있다.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는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9월 93.04로 5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8월보다 0.8% 올랐음에도 수입물가지수는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또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좀 더 명확해지는 내년이 돼봐야 우리나라 기준금리 변동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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