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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터널 끝이 보이나/전국공단 현장취재

◎수출은 느는데 채산성은 뒷걸음/원유 등 원자재값 올라… 유화 고전/구미 섬유업계­울산 차부품사/판매부진 극심 불황늪서 허덕/공단별 명암… 전업종 회복 일러공단의 경기는 전반적으로 어둡다. 생산과 수출이 늘었다는 공단의 일부 업종도 속내는 비어있다. 채산성을 불문한 출혈수출이 대부분인 탓이다. 전남 여천의 석유화학단지내에 있는 금호쉘화학은 공정안정을 통한 연속생산을 위해 노사가 한마음이다. 공장을 쉬지않고 돌리는 것만이 불황극복을 이겨내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기계가 고장이라도 나면 곧바로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이다. 김룡호 기술이사는 『공정안정은 곧바로 생산성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1년에 공장정비를 위해 약 20일 가량 가동을 중단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근로자들이 4조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그 덕분에 올해 1천5백억원의 매출액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원유 등 원자재값 상승으로 페놀의 주원료인 벤젠이 지난해 톤당 22만원선에서 올해는 29만원으로 7만원가량 올랐으며 프로필렌은 지난해 1·4분기 톤당 25만6천원선에서 올해는 최고 52만원까지 치솟았다. 임길웅 공장장은 『요즘 단지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최대 고민은 바로 원가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라며 『이 때문에 업체마다 내년도 설비 신증설 계획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고 있다』고 단지내 동향을 설명했다. 울산·온산공단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관련 조립금속업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비해 석유화학업체들은 그런대로 현상유지는 하고있다. 현대자동차 승용3공장의 직원은 『회사측이 5천명 감원계획을 표방한데 이어 지난 12일부터는 일부 라인이 조업 단축에 들어가 대다수의 동료들이 일할 의욕마저 상실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쉰다. 노조와 회사측의 긴장감도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내수판매부진 영향은 북구 효문공단내 4백여개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들에도 그대로 미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거래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납품단가도 갈수록 떨어져 채산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조만간 조업단축이 전 공장으로 확산될 것이며 일부 업체는 도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울산·온산공단지역의 1백30여개 석유화학업종은 전반적인 약진을 보여주고 있다. 주수출시장인 미국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데 힘입은 바 크지만 최근 원가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 문제로 부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기존 범용제품 생산체제에서 고부가가치의 정밀화학제품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코오롱유화와 이수화학, SK, 삼성정밀화학 등이 올들어 각종 첨단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삼성정밀화학의 김순기공장장은 『톤당 4백만원 이상인 정밀화학제품의 비중을 2000년까지 50%로 끌어 올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미공단은 주종인 섬유산업이 사양 길을 걷고 있어 지역 경기회복 전망이 어둡다. 노동집약형 섬유업체의 부도는 구미시민의 실업으로 직결된다. 올들어 구미공단 부도업체수는 모두 37개. 지난해 서정섬유와 대흥섬유공업사등이 부도를 낸데 이어 올해는 (주)방림섬유와 한성하섬, 미성섬유, 동현섬유, 금오연사 등이 문을 닫았다. 전체 부도업체중 섬유업체가 50%를 넘고 있다. 한번 부도난 섬유업체가 다시 문을 연 사례는 거의 없다. 섬유업의 회생가능성이 희박함을 말해준다. 구미공단의 위기는 섬유업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일부 대기업의 전자제품 수출호조에도 불구, 하청업체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기업들이 덤핑수출로 수출액을 늘리지만 이로인한 피해는 중소하청업체에 넘겨진다. 어댑터를 비롯 각종 안테나를 생산, 대기업에 납품하는 신성전자의 정태규과장은 『최근 대기업들이 납품단가를 5∼10% 정도 내려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고충을 털어 놨다. 구미산업단지의 생산과 수출은 전년 대비 35·6%, 20·7% 증가해 높은 성장을 나타내고 있으나 장기적인 내수경제침체와 출혈수출로 오히려 채산성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의 환율상승은 구미공단업체들에 고충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증대보다 원자재수입가격 상승 등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곽공순 구미상공회의소 조사부장은 『구미공단이 생긴지 27년이 지나면서 기업의 평균 생존기간과 마찬가지로 주력상품인 전자와 섬유 등이 성장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대기업 부품조달업체에서 탈피,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제고에 나서야 하며 섬유업체의 경우 업종전환 등 자구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반월·시화공단의 경우 경영난이 가장 심각하다. 특히 목재업은 환율인상에 따른 원목가격상승에다 업체간 덤핑경쟁으로 채산성이 더욱 악화, 엄청난 고통을 겪고있다. 풍산목재 관계자는 『원목가격이 지난 10월 5% 인상된데 이어 이달에는 무려 15∼20% 가량 인상돼 도저히 채산을 맞출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주)진흥이 은행관리에 들어간데 이어 (주)대원, 동화목재 등 견디다 못해 부도로 경매처분됐다. ◎박장언 산업단지공단중부본부장/섬유업 쇠락… 구미공단 구조전환 필요 『구미산업단지의 수출이 외형적으로는 늘었지만 채산성은 엉망입니다.』 『구미공단의 경쟁력을 잃은 업종의 쇠락이 현저하다』고 말하는 박장언 한국산업단지공단 중부지역본부장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박본부장은 특히 『섬유업체의 부도가 잇따라 구미공단 주력상품중의 하나인 섬유가 이제는 더이상 설땅이 없다』며 『부품하청업체인 공단업체들이 대기업의 물량축소 및 단가인하 요구로 고통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본부장은 『공단내 휴·폐업 업체를 업종전환해 생산활동이 재개되도록 하는 지원책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구미=박희윤 기자> □특별취재반 사회부 최영규 기자 울산·창원=김광수 기자 거제·여천=김대혁 기자 구미=박희윤 기자 사진부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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