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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만들자]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양성

대졸자는 꾸준히 느는데 괜찮은 일자리는 줄어<br>고령자 취업난 해결은 임금체계 개편등 필요


지난 2000년 207만5,000명이었던 고등학생수는 4년만에 174만7,000명으로, 32만8,000명이나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대학재학생은 282만9,000명에서 303만4,000명으로, 20만5,000명이 되레 증가했다. 한편 같은 기간 20대 취업자는 449만명에서 431만6,000명으로, 17만4,000명이 줄었다. 일자리와 고교졸업자는 주는데 대학생은 꾸준히 증가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취업률이 4년제 대학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높은 전문대학도 상당수 학교는 졸업 후 취업보다는 4년제 대학에 편입하기 위한 학생들로 넘쳐 나는 입시학원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 같은 현상은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대학, 그것도 4년제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사회통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청년 실업자가 70만명을 넘어서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심각한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높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대학진학 욕구가 높아지고 제조업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어쩔 수 없다지만 우리 사회는 대학졸업자들이 희망하는 괜찮은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대학졸업자는 늘어나고, 대학졸업자의 자질과 사회가 요구하는 노동력간에 괴리가 너무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대학이 재학생들의 취업에 책임을 지고 교과과정이나 운영에 자율성을 보장받되 실패할 경우 책임을 지고 시장에서 퇴출 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대학생이 취업과 무관한 수업만 듣다 졸업을 코앞에 두고서야 뒤늦게 취업 준비에 나서느라 눈높이 조정에 실패하고 기업이 원하는 실력도 갖추지 못하는 문제를 대학교육의 내실화로 풀자는 지적이다. 실제로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 졸업 후 첫 일자리를 갖기까지 평균 11개월 이상이 걸리고 있다. 어 교수는 대학이 앞장서 기업의 인력 수요를 조사하고 이를 교과과정에 반영, 학생을 육성한 뒤 졸업 후 기업에서 바로 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고령자 취업난도 기존의 해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매달 십수만명이 실업자로 밀려나고 있는 50대의 경우, 상당수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무리를 해서 자영업에 나서는 이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사업 실패 확률도 높은 편이다. 자녀의 대학진학과 결혼 등으로 지출이 가장 많은 50대지만 이들의 소득수준은 40대에 밀린지 오래다. 평균 54세에 직장에서 밀려난 이들은 60대 후반까지 일을 해야 하지만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황수경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람들이 더 오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경제 시스템을 만들지 않는 한 우리 사회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그는 연장자에게 더 많은 급여를 주는 임금체계, 기술변화에 대한 적응력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전체가 나설 때라고 강조한다. 중고령자의 퇴직을 앞당기는 경직된 임금체계를 바꾸고 기술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한 중고령 근로자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위섭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국가가 직장에서 퇴출되는 근로자들의 전직훈련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기업의 경우 사내에 전직지원센터를 만들거나 외부 전문회사에 아웃소싱을 통해 퇴직자의 재취업 또는 창업을 위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일자리 정보 제공 위주인 고용안정센터를 개편, 전직지원센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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