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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1천원 팔아 58원 남겨

올 1ㆍ4분기 국내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1,000원 어치를 팔아 겨우 58원을 남기는 데 그쳤다. 또 적자를 낸 기업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각각 10개중 3개 안팎에 달하는 등 경영상태가 나빠져 위기에 빠진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489개 기업(금융업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해 16일 발표한 `1.4분기 중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5.8%로 전년 동기에 비해 2.4%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ㆍ4분기에는 제품 1,000원 어치를 팔아 82원을 남겼지만 올해는 58원의 이익을 남기는 데 그쳤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8.3%가 늘었다. 유가상승 등으로 공산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실속(이익)없이 외형(매출)만 늘어난 셈이다. ◇유가상승ㆍ외환손실로 수익 악화=제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재료비가 비싸져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전년동기대비 0.6%포인트 하락한데다 환율상승에 따른 순외환손실 등으로 영업외수지도 매출액 대비 1.7%포인트 악화됐기 때문이다. 제대로 돈을 못 버는 부실기업도 크게 늘었다. 경상이익 적자업체의 비중이 전년동기 21.0%에서 27.7%로 6.7%포인트나 상승했다. 또 매출액 경상이익률 10%이상인 업체의 비중이 30.7%에서 24.1% 하락하고 -10%미만인 업체의 비중은 12.1%에서 15.1%로 높아졌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원자재가격 변동, 외환평가 손익 등 경영환경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수익성이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혔다. ◇부채구조는 개선=1ㆍ4분기중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금융비용)은 금리하락과 부채감소 등에 힘입어 금융비용이 줄어들어 전년동기(253.4%)보다 대폭 개선된 412.0%를 기록했다. 반면 이자보상비율 100%미만으로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에 못미친 업체의 비중은 33.3%로 전년동기(27.3%)보다 오히려 6.0%포인트 높아졌다. 전체적으로는 좋아졌지만 하위 30% 안팎의 문제기업들은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지난 3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124.1%로 지난해 말(122.3%)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미국(2002년말 167.3%), 일본(2001년말 162.5%) 등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석유정제ㆍ코크스(186.0%), 조선ㆍ기타운송장비(221.0%) 등 일부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150%이하의 부채비율을 보였다. 제조업의 차입금 의존도 역시 3월말 현재 28.7%로 지난해 말(28.5%)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ㆍ단기 차입금으로 구분하면 지난해 말에 비해 단기차입금이 6조원 증가한 반면 장기차입금은 2조4,000억원 감소했다. 한편 지난 3월말 현재 유형자산 증가율은 일부 대기업의 설비투자 증가로 전년동기의 하락(-1.7%)에서 0.2% 상승으로 반전됐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 국장은 “유형자산이 2년 연속 감소에서 소폭이지만 증가로 반전됐다”며 “하지만 기업들의 현금자산 보유 등을 볼 때 설비투자는 아직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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