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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류큐파 프레이져스위츠서울 사장

"내집같은 편안함 드릴게요""서비스 레지던스는 단기간 머물다 떠나는 호텔이 아닙니다. 고객들이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에 더욱 신경을 써야죠." 20년 이상 호텔에서 일해 온 류큐파(49) 사장. 그는 서비스 레지던스는 단순히 고급 숙박시설이 아니라 '집(home)'이라고 강조한다. "호텔은 일이나 여행으로 잠시 묵다가 떠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서비스 레지던스에서는 수개월 또는 1년 이상 거주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집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기분을 느끼길 원하죠. 온 가족이 함께 1년 이상 생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고객들이 요구하는 서비스 수준도 훨씬 높습니다." 류 사장은 서비스 레지던스에서 일하면서 고객들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불편할까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한다. 고급 편의시설처럼 눈에 보이는 서비스 외에도 이웃간의 정, 취미 생활을 즐길 주변 여건 등도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다. "고객들이 서로 친해지도록 티타임을 주선하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합니다. 토요일에는 정기적으로 영화를 상영해 고객들이 한 자리에서 영화도 즐기고 친분도 쌓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죠." 그 역시 인터뷰 도중 지나가는 입주객을 향해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한 인사말을 던졌다.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찾는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그들은 서비스 레지던스에서의 편안함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옆 집에 사무실이라도 들어오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그는 한 가족이 출산을 코 앞에 두고 있어 너무 기대된다며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또 이달 말 결혼을 앞둔 남자 입주객이 결혼식 이후 프레이져스위츠에서 피로연을 열게 된다는 소식도 알려줬다. 이제 한국에서 막 싹을 트기 시작한 서비스 레지던스 산업. 류 사장은 업무로 한국에서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만큼 서비스 레지던스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개척기에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대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와 개념을 알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프레이져스위츠는 시장 초기에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서 점차 커질 한국의 서비스 레지던스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굳힐 것입니다." 프레이져스위츠는 앞으로 강남, 분당, 부산과 인천 등에 새로운 센터를 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류 사장은 분당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현재 서울에 집중돼 있는 기업과 시설들이 분산된다면 경기도 지역을 안고 있는 분당이 제2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분간은 세를 키우기보다는 인사동 센터에 주력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전통의 거리 인사동에 외국인 전용의 현대적인 거주 시설이 들어서는데 대한 비판적인 시선에 대해 오히려 자신들이 인사동의 발전을 돕고 있다며 일축했다. "프레이져스위츠는 전통 가옥 지역에서 벗어난 인사동 끝자락에 위치합니다. 게다가 프레이져스위츠의 홍보 활동을 통해 인사동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죠. 심지어 우리 건물이 들어서면서 주변 지역이 청결해졌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인사동 상인들도 정기 고객이 늘어나 기뻐했구요." 인터뷰를 마칠 무렵 류 사장은 레지던스 업계 종사자로서 한국이 동북아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여가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시설과 교통문제, 학교와 다양한 식당, 쇼핑센터에서의 언어 문제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포인트스피치 "인사동에서 전통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류사장은 지난 80년대 한국과 인연을 맺은 이후 종종 인사동에 들러 한국의 문화를 직접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프레이져스위츠 서울에 부임한 뒤 인사동을 다시 찾았을 때 전통의 모습을 잃어 많이 실망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전통적인 물건들을 파는 낡은 가게도 많았고 화방이나 화랑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가게에 들러 구경하는 재미도 상당했죠. 하지만 이제는 카페와 음식점, 주점이 인사동 거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최근 인사동의 유흥가로 바뀌고 있다는 우려를 류 사장은 몸으로 직접 느끼고 있는 셈이다. 그는 예전의 모습이 더 좋았다며 80년대 인사동을 그리워했다. ◆라이프스토리 말레이시아계인 류큐파 사장은 호텔, 카지노, 서비스 레지던스 등 호텔 서비스업계에서만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고 있다. 그는 특히 한국 근무가 세차례나 될 정도로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류사장은 하얏트 브루나이, 제주 하얏트 리젠시, 아델라이드의 오프닝멤버로 참여했었으며 지난 80년 중반 제주 하얏트에서 3년간 근무했다. 90년 르네상스에 입사, 서울 르네상스에서 2년간 근무하며 아태지역 부사장을 역임했다. 2001년에는 프레이져 서비스 레지던스에 합류, 프레이저스위츠 사장으로 서울에 부임했다. /최원정기자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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