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은 잠시 접자.’ 2006독일월드컵 8강전 나머지 2경기가 벌어지는 2일은 ‘레알 마드리드 데이(day)’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세계최고 스타군단 레알 마드리드의 전ㆍ현 소속 선수들이 피할 수 없는 ‘친구 전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기량이나 이름값으로 볼 때 승부도 이들의 다툼에서 갈릴 전망이다. # 지단-호나우두, 베컴-피구등… 전·현 '한솥밥' 스타들 준비
'레알 마드리드 데이'
가장 눈길을 끄는 동료간 스타워즈는 지네딘 지단과 호나우두의 맞대결. 2일 오전4시 프랑크푸르트에서 벌어지는 프랑스-브라질의 8강전에서 이들 중 한쪽은 다른 한쪽의 희망을 꺾어 놓아야만 한다. 브라질에는 호나우두뿐 아니라 호비뉴와 수비수 호베르투 카를루스 등 월드컵 직전까지 호흡을 맞췄던 마드리드 식구가 포함돼 있다. 은퇴를 앞둔 중원지휘관 지단은 노쇠했다는 평가에 시달렸지만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2대1로 앞서던 경기 종반 쐐기골까지 뽑아내는 등 늦게 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미 스페인전에서 5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공격수 라울 곤살레스와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를 울린 그는 프랑스의 두번째 월드컵 우승을 위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지고 있다. 최고의 골잡이 호나우두도 조국이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우정을 잠시 잊는다. 브라질은 98프랑스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에 0대3으로 패해 챔피언 자리를 내줬고 당시 호나우두는 지단의 명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호나우두는 우승컵을 거머쥐었으나 프랑스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복수할 기회가 없었다. 이보다 몇 시간 앞서 1일 밤12시 겔젠키르헨에서 열리는 잉글랜드-포르투갈전에서도 레알 마드리드 출신의 두 톱스타가 맞붙는다. 데이비드 베컴과 루이스 피구가 그 주인공이다. 둘은 피구가 지난해 8월 인터밀란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2시즌을 함께 뛰었던 사이다. 한편 역대전적 2승3무2패로 팽팽한 프랑스-브라질전은 예측을 불허한다. 호나우두와 호비뉴, 호나우지뉴(바르셀로나) 등을 앞세워 월드컵 11연승을 거둔 브라질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지단과 공격수 티에리 앙리(아스날)가 살아나고 있는 프랑스도 호락호락한 팀일 리 없다. 잉글랜드-포르투갈 경기도 최고의 빅 매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베컴과 피구의 중원싸움이 큰 볼 거리다. 잉글랜드 ‘공격의 핵’ 웨인 루니와 포르투갈의 ‘젊은 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신인왕 경쟁도 관심을 모은다. 역대전적에서는 잉글랜드가 3승5무2패로 간발의 차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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