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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교육 프로그램 첫선, 돈ㆍ소비 귀중함 ‘머리 쏙’

지난 2일 오전 서울 염리초등학교 6학년5반 교실. 승원(12)이는 무역의 뜻을 묻는 자원봉사 선생님의 질문에 “나라까지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라고 답한다. 또 재영(12)이는 “수출과 수입을 번갈아 하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어 6학년5반 어린이들은 책가방과 교실 구석구석에서 수입품을 가려내 어디에서 수입됐는지를 조사하고 세계지도를 통해 해당 국가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날 9시50분부터 45분 동안 진행된 수업의 선생님은 삼성사회봉사단 김도한 과장. 매주 한시간씩 5주 동안 6학년5반에서 국제무역 및 외환의 개념과 기업의 국가공헌, 세계를 무대로 한 직업 등을 흥미롭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 과장은 JA(Junior Achievement)코리아(이사장 강경식)에서 파견된 자원봉사자 32명 가운데 한 사람. JA코리아는 청소년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시행하는 비영리단체로 이날 처음으로 시범학교를 운영한 것이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을 주축으로 설립된 JA코리아는 미국 경제교육단체인 JA(1919년 창설)와 협약을 맺고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경제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의 특징은 경제 마인드와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자원봉사자를 기업에서 직접 파견해 수업을 진행하는 데 있다.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술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기업에 근무하는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라는 상징적인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다양한 교재와 기구를 통해 학년별로 돈과 소비, 자원, 직업, 주주, 마케팅, 무역 등을 체득하게 된다. 물론 수업은 딱딱한 강의 위주가 아니라 직접 체험해 보고 느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가령 2학년의 경우 밀가루와 달걀, 설탕이라는 단어가 각각 적혀있는 스티커를 도너츠라는 종이에 붙이는 작업을 통해 분업의 효율성을 깨치게 된다. 김미애 염리초등학교 교사는 “교과서 외에는 경제교육 교재나 프로그램을 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수업은 실물ㆍ체험 위주로 진행돼 효과적의 경제교육이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JA코리아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일단 프로그램 자체가 미국에서 곧바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데다 아직 자체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아 미국의 경제 패권주의를 청소년에게 각인 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여문환 JA코리아 부장은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면 미국 자본주의에 여과없이 노출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교재를 번역하는 것은 물론 우리 실정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는 만큼 패권주의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JA코리아는 올 상반기에 서울 소재 6개 초등학교(염리ㆍ대방ㆍ서교ㆍ대치ㆍ중대부속ㆍ온수) 1만4,000명 학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하반기에는 중ㆍ고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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