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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후 약물요법으로 혈액응고 질환 예방을"

●'효도 수술' 인공관절 수술


최근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효도수술'이라고도 불리는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환자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주로 망가진 무릎관절이나 엉덩이관절을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인공관절수술로 관절 통증을 줄이는 것은 물론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관절수술도 환자에게 인위적인 외상을 가하는 처치이기 때문에 수술 이후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인공관절수술 이후에는 '정맥혈전색전증(VTEㆍVenous Thromboembolism)'이라는 혈액응고와 관련된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이를 예방하는 것이 필수다. 정맥혈전색전증은 주로 피의 흐름이 느려지고 외상이나 골절로 혈관벽이 손상돼 혈액이 응고될 때 발생한다. 인공관절수술을 위해서는 몸에 외상을 가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혈관이 손상되면서 정맥혈전색전증의 위험을 크게 높이게 된다. 또한 수술 이후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피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해 혈전 생성의 위험을 더욱 높이게 된다. 따라서 인공관절수술을 할 경우 반드시 정맥혈전색전증 가능성이 고려돼야 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맥혈전색전증은 동양인들에게 체질적으로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 환자는 물론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도 그 위험성과 예방의 필요성이 과소평가돼왔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정맥혈전과 연관되는 질병이 연간 150만건을 넘어서고 매년 54만4,000명이 이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이는 유방암ㆍ전립선암ㆍ에이즈ㆍ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의 합보다 두배가량 높은 수치다. 또한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형외과 수술 이후 정맥혈전색전증의 발병률은 서양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이렇듯 정맥혈전색전증이 증가한 것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환경의 변화 때문으로 생각된다. 정맥혈전색전증이 위험한 것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맥혈전색전증의 일환인 심부정맥혈전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다리 통증과 부종이 있는데 이러한 증상도 뚜렷하지 않아서 심부정맥혈전증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공관절수술 이후에는 일시적으로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정도로 느낄 수 있어 정확한 검진 없이는 문제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어려운 정맥혈전색전증은 일단 한번 발생하면 다시 발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혈전 생성의 위험이 높은 인공관절수술 이후에는 무엇보다 미리 혈전을 예방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맥혈전색전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물리적 요법이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압박 스타킹을 이용한 예방법이고 풋펌프(foot pump)를 사용해 간헐적 공기압박을 주는 방법도 사용된다. 최근에는 헤파린ㆍ와파린ㆍ자렐토 등 정맥혈전색전증을 예방해줄 수 있는 약물을 통한 화학적 요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에 나온 자렐토는 하루에 한번 경구 복용하며 별도의 모니터링이 필요 없는 것이 장점이며 음식 및 다른 약물과도 상호작용이 적어 기본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있는 고령 환자들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안전성과 효과 역시 입증됐다. 중요한 것은 무릎관절 및 엉덩이관절수술과 같은 인공관절수술이 정맥혈전색전증의 원인이 된다고 해서 수술을 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관절 건강이 악화돼 일상 생활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인공관절수술은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필수불가결한 수술이다. 수술 이후 올 수 있는 합병증 및 위험성을 올바로 알고 미리 대처할 수 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공관절수술을 준비하고 있는 환자라면 미리 정맥혈전색전증에 대해 알고 적극적으로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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