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사진) KB금융그룹 회장이 드디어 칼을 뽑았다. 부서장부터 직원까지 한꺼번에 인사를 내는 원샷 인사를 도입하는 것이 뼈대인데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의 뿌리 깊은 평등주의 인사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KB 내부에 만연한 파벌주의와 줄서기 문화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KB금융은 지난 1월 출범된 KB금융 조직문화 쇄신위원회가 만든 인사 쇄신안을 2일 발표했다.
쇄신위는 KB금융 내부의 가장 큰 병폐로 지적되는 출신 은행에 따른 파벌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원급인 부서장과 소속 부원의 인사를 동시에 하는 원샷 인사를 차기 인사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부서장이나 팀장이 먼저 인사가 난 후 학연과 파벌 등에 따라 직원들이 줄서기를 하던 관행이 이번에 도입하는 원샷 인사를 통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이와 함께 인사 기준을 미리 예고하고 주요 선호 부서와 전문성이 있는 부서의 대내외 공모를 확대한다. 준법감시인이나 글로벌 사업부장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외부 인사 수혈도 늘릴 계획이다.
금융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감사 실명제를 도입하고 내부 검사를 받는 영업점이나 대상자가 검사 담당자를 역으로 평가하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감시망을 촘촘히 하기 위해 내부 제보 직원에 대한 포상금은 10억원으로 확대한다. 지주사와 국민은행에 정보보호본부를 신설, 개인정보 보호 업무도 강화할 방침이다. 임 회장은 "모든 임직원이 최근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건강하고 투명한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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