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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카우트] 선동렬 영입 미션 받고 광주로 간 대학 체육부 직원

옛 애인 만나고 5·18항쟁 겪는데…


12ㆍ12사태를 벌이고 5ㆍ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무력 진압하는 등 총칼로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 신군부 세력. 이들은 권력을 잡은 후,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3S’ 정책을 도입했다. 바로 ‘스포츠ㆍ스크린(컬러TVㆍ영화)ㆍ섹스(매춘업) 사업’이었던 것. 대중을 길들이는 데 이보다 더 좋은 게 또 있었을까. 그런 이유인지 5공화국에서 프로 스포츠와 영화, 심지어 유흥업까지 ‘꽃’을 활짝(?) 피웠다. 1980년 10월, 지역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가 창단됐고 80년대 한국영화는 애마부인(1982)ㆍ무릎과 무릎 사이(1984)ㆍ어우동(1985)ㆍ매춘(1988) 등 애로영화가 흥행을 주도했다. 이런 의미에서 80년대 한국사회에서 프로야구와 영화는 ‘이복 형제’처럼 닮은 구석이 있었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영화감독 김현석이 광주 민주화 항쟁과 광주일고 특급 투수 선동렬을 스카우트하는 내용을 교묘하게 뒤섞은 신작 ‘스카우트’를 들고 관객을 찾았다. 때는 1980년 5월 8일. Y대학 체육부 직원 호창(임창정)은 라이벌 K대학에 선동렬을 빼앗기게 되자 광주로 직접 내려와 스카우트하기 위해 수많은 고초를 겪는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 이 과정에서 시민운동을 하는 옛 애인 세영(엄지원)을 만나고 결정적 순간에 5ㆍ18 항쟁이 벌어진다. 별반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이고 또 여간해선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별개의 스토리 라인으로 구성된‘스카우트’는 5ㆍ18이란 가볍지 않은 소재를 코미디 영화로 풀어내려고 시도했다. 감독은 이질적인 두개의 이야기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코믹 멜로 범벅’으로 재창조했다. 남녀 주인공이 전두환을 두고서 벌이는 웃지 못할 논쟁이 그 예다. 호창은 군대에서 ‘연대장 전두환’과 축구를 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그를 ‘진짜 남자’라고 치켜 세우지만, 운동권인 세영은 “머리 까진 아저씨가 뭐가 매력 있냐”며 면박을 준다. 코끝 찡한 장면에 연신 터져 나오는 웃음은 ‘광주’라는 ‘엄숙주의’ 앞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게 사실. 게다가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스포츠와 스크린(그때 유행하던 이소룡 영화)이 당시 정치 상황에 어떻게 이용됐는지 은연중에 떠오르게 한다. 혹자는 광주라는 역사적 무게감에 짓눌려 영화가 방향을 잃고 뒤뚱거린다고 비판한다. 아직도 광주의 아픔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면 타당한 측면도 있지만, 스포츠와 광주항쟁을 영화적 상상력 하나로 잔잔한 감동을 주며 유쾌하게 풀어낸 점은 평가할 만하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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