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의 일요일 의무휴업이 본격화하면서 5월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더해진 결과다. 4월에 이어 두달 연속 매출이 쪼그라들면서 대형 마트의 의무휴업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7일 일요일 의무휴업 적용을 받는 마트 확대와 여름가전 판매량 부진 등으로 대형 마트의 전년 동월 대비 5월 매출증가율이 -5.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는 지난 4월에도 -2.4%를 찍었다.
품목별로 보면 에어컨, 선풍기 등 가전제품의 판매량이 11.3%나 줄었다. 안 좋은 경기 탓에 의류(-6.3%)와 잡화(-3.6%) 등도 판매가 부진했다. 신선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식품매출도 전년 대비 무려 6.5%나 감소했다.
지경부는 "일요일 의무휴업의 적용을 받는 대형 마트가 지난달에 비해 증가한 것도 매출 감소폭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백화점과 비교해보면 잘 드러난다.
백화점은 5월 매출이 전년 대비 1% 증가했다. 마트에서는 판매량이 줄었던 식품(3.6%), 잡화(2%) 등을 백화점에서는 더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이 증가한 것은 어버이날ㆍ어린이날 등이 끼어있고 고가 시계 등 해외 유명브랜드 판매가 늘어난 것이 이유"라면서도 "이를 감안해도 마트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의무휴업 탓"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듯하다. 이마트는 올해 연말까지 지난해 총매출(13조8,000억 원)의 7%가 넘는 총 1조원의 매출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연말까지 8,000억원, 롯데마트는 4,400억원 정도의 매출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마트는 영업시간이 줄면서 아르바이트 인력 등 3,000여명을 감축했다.
대형 마트의 한 관계자는 "매출 줄고 입점업체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며 "납품하는 업체들, 1차 산업 종사자들도 입고량이 줄어들게 돼 2, 3차적인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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