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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남기고 다 판다
입력2001-01-12 00:00:00
수정
2001.01.12 00:00:00
반도체만 남기고 다 판다
현대전자 자구안 뭘 담을까
현대전자가 12일까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분 전액을 상환키로 하면서 유동성 위기의 고비를 넘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는 보다 적극적인 독자생존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
현대전자는 11일 "그동안 추진해왔던 독자생존만이 유일한 대안이며 자구안을 성실히 이행하면 독자생존은 가능하다"며 곧 자구계획을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
◇최종 자구안 내용
다음주 중 최종 자구안을 발표한다. 이를위해 구조조정본부를 만들고 본부장에 미국 현지법인장인 전인백 부사장을 선임했다.★본지11일자 12면참조 구조조정본부는 주거래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을 보강한 최종 자구안을 확정한다.
자구안의 내용은 지난 11월 발표한 자구계획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자구계획을 구체화하고 할 수 있는 일을 보완하는 수준"이라며 "신설된 구조조정본부에서 이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이미 반도체 사업만 남기고 LCD(액정표시장치), 통신사업을 매각 또는 분사시키고 보유하고 있는 모든 유가증권, 부동산 등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가시화되는 성과
통신 등 보유 주식, 설비매각을 통해 6,000억원 가까운 자구계획이 성사단계다. 두루넷, 신세기통신, 온세통신 등 남은 통신주를 매각해 2,000억원 정도를 확보하는 계획이 막바지 단계며, 경기 이천공장 폐수처리 설비를 외국업체에 1,700억원에 팔기로 했다.
미국 현지법인(HEA)이 보유한 맥스터 지분(35.4%) 중 일부를 팔아 매출채권을 회수해 2,000억원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이밖에 현대종합상사(3%), 현대석유화학(1.6%), 현대택배(22.58%), 현대오토넷(78%), 현대정보기술(59.12%), 현대캐피탈(5.9%), 현대유니콘스(76.2%) 등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서울 강남의 영동사옥을 비롯한 부동산 매각도 가시화되고 있다.
◇독자생존 가능성
현대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 유동성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3조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연장만 가능하다면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재탄생, 장기적인 수익구조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것.
현대 관계자는 "연간 10억개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반도체 가격이 1달러만 올라도 10억달러(1조2,000억원)의 추가 수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현대전자의 위기가 경영진의 경영실패 때문이 아니라는 시각도 독자생존 가능성의 한 요소로 꼽힌다. 구희진 LG증권 과장은 "지난 4월 박 사장이 현대전자를 맡으면서 큰 변화를 몰고 왔고, 시장의 신뢰도 높다"고 말했다.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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