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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시장경제 성공의 열쇠/충격요법이냐 완만한 개혁이냐
입력1997-08-27 00:00:00
수정
1997.08.27 00:00:00
문주용 기자
◎폴란드 정부개입 최소화/GDP 6년연속 성장곡선/러시아는 충격조치 남발/경제성장 걸림돌 작용시장경제로 전환한 동유럽국가들의 경제성장률 격차가 최근 수년간 두드러지면서 이들 국가들이 채택한 경제정책에 대한 비교분석이 경제학계의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비교대상국가는 동유럽에서 경제가 가장 순항하고있는 폴란드와 가장 침체에 빠진 러시아.
러시아는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감소한 반면 폴란드는 7.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폴란드는 올해는 5.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등 6년연속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폴란드는 동유럽국가중 유일하게 현재의 생산이 지난 89년 냉전체제 붕괴당시보다 증가한 나라다.
반면 러시아는 인플레를 진정시켰고 환율도 안정적이지만 정부가 경제체제전환을 지나치게 주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거북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유럽과 발틱연안국들 모두 올해 GDP성장율이 전년의 5.2%에서 뚝 떨어진 평균 3.6%를 예상하고 있고 내년에는 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 일색이다.
이들 국가간의 경제성장 차이의 배경을 본석하는 방법중 최근 가장 설득력을 얻고있는 것은 「충격요법」과 「완만한 개혁」의 성과에 대한 비교론이다.
전문가들은 폴란드의 성장을 높이 평가하면서 시장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완만한 개혁을 표방한 정부의 역할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있다. 폴란드는 경제체제 전환기동안 경제에 대한 정치의 개입이 최소화된 반면 법치주의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버드대의 안드레이 슬레이퍼 교수는 『폴란드 경제의 탈정치화는 충격요법의 결과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방법에 그쳤다』고 분석한다.
풀란드정부는 지방의 엘리트들을 중앙으로 진출시키고 세금원을 확대하는등 다양한 유인책을 통해 기업활동을 고무시켰다. 이같은 정책에 따라 폴란드에서는 적어도 2백만개의 새로운 회사가 신설돼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 경제주체로 부상했다. 하버드대의 재프리 삭스 교수는 『폴란드의 기적은 여기에서 시작됐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 과거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했던 공산주의정권이 시장경제체제를 지지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지 못하고 충격조치를 남발했다는게 전문가의 평가다.
밑으로부터의 민주화요구를 제대로 수용치못한채 상층부 정치구조는 민간부분에 기생하는 모습이 체제전환기의 러시아 정치구조였으며 결국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폴란드 경제성장의 비법이 소비부진에 고전하는 헝가리, 무역적자급증에 시달리는 체코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등 주변국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들 국가들이 처해있는 경제적, 문화적 차이와 다른 방법으로 진행된 체제전환과정 등으로 인해 폴란드식 방법은 폴란드에서만 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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