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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출자총액제한제도 대안의 최종안 마련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16일 정무위 국감에서는 출총제 폐지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 논쟁이 뜨거웠다. 다만 순환출자 규제에 대해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반대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권오승 위원장은 그러나 “순환출자 규제에 대해 태스크포스(TF) 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혀 순환출자 규제가 사실상의 대안으로 굳혀지고 있는 인상을 풍겼다. ◇여야, 출총제 폐지 놓고 해묵은 갈등 재연=출총제 폐지를 둘러싼 입장은 해묵은 것 그대로였다. 열린우리당은 출총제 폐지에 앞서 대기업의 지배구조개선 정도를 따져 봐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기업투자활성화를 위해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은 “최근 수년간 기업의 설비투자 통계를 보면 출총제가 기업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재계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면서 “대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 기업집단의 동반 부실화 우려 등이 계속돼 출총제 폐지의 이유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애실 한나라당 의원은 “출총제가 기업의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면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이미 여러 제도가 마련돼 있으므로 출총제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권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오히려 기업규제를 강화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엔 반대 의견 더 많아=공정위가 출총제의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에 더 무게가 실렸다. 물론 반대의 입장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신학용 열린우리당 의원은 “순환출자를 규제한다고 해서 기업의 효율성이 제고되지는 않으며 기업 소유지배구조 개선에도 별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은 “순환출자 규제는 현대차그룹ㆍ현대중공업그룹 등 일부 대기업의 경영권 방어에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출총제보다 더 고약한 제도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 권 위원장은 “민관합동 대규모기업집단시책 TF에서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혀 대안이 순환출자 규제로 굳어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기존 환상형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데는 여러 견해들이 있어 충분한 합의를 얻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권 위원장은 “환상형 순환출자 해소 유예기간과 세제혜택 부여는 물론 기존 환상형 순환출자의 해소 방안을 의결권 제한으로 할지, 장기적으로 해소(처분)하라고 할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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