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 반대표를 던진 2인은 정해방(사진 왼쪽), 문우식 위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7월과 9월 나 홀로 금리인하 주장을 편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정 위원이 이번에 돌연 동결 표를 던져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정 위원은 기획재정부 추천 금통위원이다.
3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5년도 제5차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12일 열린 금통위 본회의에서 정 위원과 문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에 명백히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에는 금리동결 주장 2인으로 문 위원과 함준호 위원을 거론했다.
반대표를 던진 한 위원은 "통화정책이 경기회복을 위한 마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업이 저금리 상황에도 투자를 꺼리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는 투자를 촉진하지 못하는 반면 한계기업을 연명하게 해 오히려 구조개혁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계의 경우에도 낮은 금리가 소비를 확대시키지 못한 채 가계부채만을 키워 장기적 금융 불안정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동결을 주장한 다른 위원도 "추가 금리인하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현재는 전반적으로 금융 완화적인 상황이므로 금리인하 효과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근원·기대 인플레이션 등을 종합해볼 때 이런 우려는 과도하다"며 "통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금리인하 표를 던진 위원들은 경기·물가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금리인하를 주장한 한 위원은 "경기 개선세가 미약해 연초 실적만 놓고 보면 연간 3%대 성장률 달성이 불투명하다"며 "물가도 유가하락 등으로 장기간 0%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금리인하를 주장하며 정부의 구조개혁을 촉구한 위원도 있었다. 한 위원은 "금융 및 재정완화 정책에 의존한 경제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정책 여력도 줄고 있으므로 정부가 구조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새로운 성장엔진 구축에 단호하고 절실하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활성화의 공을 정부로 넘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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