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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남 교수 골프강좌] 필드선 잡념 버려라

지난 주말 라운드 때 일이다. 겨우내 필드에는 한번도 나가지 않고 연습장에서 `칼을 갈았던`동반자 한 명이 일찌감치 골프장에 도착해서 다른 사람들 밥 먹을 때 퍼팅 연습하고 다들 몸 풀 때 드라이버 들고 연습 스윙하면서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즌 개막전인데다 그 동안 기량을 갈고 닦았다는 자신감에 넘쳐 뭔가 보여 주려는 의지가 뚝뚝 묻어났다. 첫 티 샷은 오랫동안 마음을 다지고 준비한 덕인지 굿 샷이었다. 그러나 세컨 샷부터는 영 보기가 민망했다. 뭐가 잘못됐는지 궁리하느라 그런지 라운드 내내 고개를 숙인 채 혼자 걸으며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결국 라운드를 마친 뒤 “크게 좌절했다”며 울상을 지어 보였다. 연습장에서는 망을 뚫을 듯 똑바로 날아가는 볼을 보면서 자신만만해져서 필드에 나왔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 동반자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생각대로 샷이 되지 않으면 당황하고 더 엉망이 되는 모습은 우리들 스스로 발견하게 되는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학생들 중에도 잘 치다가 한번 미스 샷을 내면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스타일이 있다. 그런 경우 대부분 미스 샷 이후 생각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나간 미스 샷에 집착하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연구하고 분석하는 경우 더 큰 미스 샷이 생기게 마련이다. 팔이 잘못됐나, 다리 움직임이 문젠가 하는 식으로 동작을 하나하나 뜯어서 생각을 해버리면 골프 스윙은 갈기갈기 찢어져 버린다. 몸의 각 부분이 제 각각 움직이면 절대 조화로운 스윙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드에 서면 건망증 환자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스 샷을 냈더라도 빨리 잊어버리고 연습장에서 익혔던 각 부분의 동작을 하나하나 되 새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몸의 움직임을 전적으로 믿고 클럽을 휘두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구하고 분석하는 것은 연습장에서, 또는 잠자리에 누워 머리 속으로 할 일이지 필드에서 할 일이 아니다. 라운드에 나섰다면 절대 이리저리 생각을 키우지 말아야 한다. <서일대학교 골프지도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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