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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車 채권단] '생명株' 배분 갈등

은행권과 비(非)은행권이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의 배분방식을 놓고 제각각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은행간에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16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 연합군은 지난달 24일 삼성그룹으로부터 『자동차 부채 2조4,500억원을 책임지고 내년 말까지 모두 갚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두달 간의 악전고투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둔 셈. 그러나 승전고가 채 멈추기도 전에 『내 몫부터 챙기고 보자』는 본색(本色)이 드러나면서 채권단 내의 갈등이 본격화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서울보증보험 간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금융권이 하루속히 삼성차 문제를 매듭짓고 대우 워크아웃을 비롯한 현안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당국이 개입해 교통정리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입장=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전체 채권액 비율에 따라 나누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비록 은행들이 삼성차 부산공장을 담보로 잡았지만 공장을 팔더라도 얼마가 될지 알 수 없으므로 「많이 꿔준 기관이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산업은행은 3,500억원 가량을 삼성차에 꿔주었으며(여신비율 11.18%) 선순위 담보권을 가지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주식배분에 소홀했다가 나중에 공장을 팔아 회수하는 금액이 예상보다 줄어든다면 배임 소지가 있다』며 『다른 채권자들이 국책은행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한다면 채권비율 배분안에 동의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 입장=박해춘(朴海春) 서울보증 사장은 『담보를 잡고 있는 은행들은 삼성차 매각을 통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지만 무담보 채권자들은 삼성생명 주식의 조기 현금화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며 『주식을 전체 채권 비율에 따라 나누자는 것은 은행이 이중삼중으로 챙기자는 속셈』이라고 반박했다. 최대 채권기관인 서울보증보험은 주식은 무담보 채권자에게 우선 배분해야 하며 담보채권자들은 후순위로 빠져 내년 말께 사후정산하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서울보증은 삼성생명 주식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 삼성차 보증 회사채 대지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타 채권단 입장=제각각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일부 은행은 산업은행 방안에 동조하고 있으며 무담보 채권자인 투신권은 「초록은 동색」이라며 서울보증 편을 들고 있다. 모 은행 실무진이 『어차피 삼성이 내년 말까지 2조4,500억원을 내놓을 것이므로 주식을 많이 확보한다고 해서 유리할 것 없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면피」에 급급한 은행 임원들에게는 소귀에 경읽기 꼴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삼성차 공장에 대한 담보권까지 포함하는 채권단 공동의 기금을 구성해 유동성이 급한 금융기관은 여기서 미리 자금을 인출한 뒤 삼성의 부채상환이 완료되는 내년 말에 채권기관끼리 정산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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