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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춘 삼성자동차 부회장(결단의 순간)
입력1996-11-19 00:00:00
수정
1996.11.19 00:00:00
박원배 기자
◎“세계적 명차는 시운전·시험생산 충분해야”/차공장 완공 2개월단축 용단/“지반강화” 강관파일 1만8,000개 박기 등 대역사/경쟁사 놀라움속 1년만에 갯벌을 거대공단으로/10년내 연 50만대 생산… 판매시점 앞당기기 또 도전임경춘 삼성자동차부회장(64)은 명쾌하다. 어떤 문제든 시원스레 해결한다. 거침이 없다. 이는 곧잘 저돌성으로 통한다. 동시에 그는 아주 치밀하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동양방송 기술담당이사, 삼성전기·삼성전자 대표이사, 삼성데이타시스템사장 등의 「전자이력」은 치밀함의 상징이다.
임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삼성그룹 일본본사부회장에서 자동차부회장으로 전격 선임된 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건희 회장 특유의 절묘한 인사」라는 평가를 내렸다. 임부회장을 만나보면 전자의 치밀함과 자동차에서 요구하는 과감함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난 1년동안 임부회장이 부산 신호벌에서 펼치고 있는 대역사가 가장 명확한 증거다. 신호벌에서 임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공장만들기」가 성공할 경우 세계자동차사를 화려하게 장식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그만큼 험난한 작업이다. 이런 측면에서 림회장이 자주 강조하는 말이있다.
『신호공단의 연약지반을 강화하기 위해 15m 짜리 5개를 하나로 이은 강관파일을 모두 1만8천개 박았다.』 파일길이만 1천3백50㎞. 여기에 5백2만㎥의 성토공사를 실시했다. 기술제휴선인 닛산 관계자들의 『지구상에 이런 자동차공장 건설공사는 없다』고 하는 것은 삼성이 벌이고 있는 일이 특별하다는 뜻이다. 참여시기, 조건등은 언급할 필요없이 건설공사 자체가 세계자동차 업계에서 경이로운 눈으로 볼 정도다. 임부회장은 계획대로만 가도 대성공이란 전망에 이의를 제기했다. 공사 건설기간의 단축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대부분이 이 결단을 공사독려를 위한 최고경영자의 상징적 구호로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임부회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첫 생산차량부터 고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시운전과 시험생산 기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공장건설 공기를 2개월 앞당기자.』
지난 1월 자동차 소그룹전략회의에서 림부회장이 내린 결단이다. 이 결단은 자동차에 대한 그의 명확한 비전도 크게 작용했다.
『명차는 결코 그냥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한국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다는 소명의식과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은 일주일의 4일 이상을 신호공단에서 보내고 있는 그의 라이프스타일에서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임부회장이 결단을 내린지 만 1년이 지난 이달 초. 50만평의 신호벌은 8개의 거대한 플랜트로 조성된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으로 변모했다. 목표로 제시했던 공기단축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이다. 이건희 그룹회장이 현장을 방문,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한 것은 임부회장을 정점으로 삼성의 자동차맨들이 펼쳐온 대역사의 성공증명서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삼성은 98년 3월로 돼 있는 판매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임부회장은 이제 새로운 결단의 순간을 맞고 있다. 건설에서 생산으로 옮겨가는 상황을 어떻게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처럼 98년초로 잡혀있는 판매시점, 세계 최고의 명차를 만든다는 계획을 잘 추진한다면 일경비즈니스(11월 11일자)의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삼성이 앞으로 10년안에 연간 50만대를 상회하는 생산규모를 실현한다면 그것은 20세기 최후의 기적으로 세계 자동차산업사에 남게 될 것이다.』 <박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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