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재의연품 `절도'에 무리한 법적용

09/14(월) 14:46

경기도 파주경찰서가 수재의연품 절도사건을 수사하면서 무리한 법적용으로 실적올리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은 파주경찰서가 13일 禹모(47.금촌동), 奇모씨(39.조리면)등 화훼농민 2명을 수재의연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파주시 朴모 과장(48) 등공무원 2명을 수재의연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 등으로 각각 신청한 구속영장을 14일 기각했다.

검찰은 禹씨 등의 경우 수해를 입고 당장 입을 것이 없는 어려움 속에서 수재의연품인 의류 등을 가져가는 등 사안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으며 朴과장 등에 대해서는 직무유기의 경우 고의성이 인정돼야 하지만 이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보강수사를 지시했다.

특히 奇씨의 경우 당시 시로부터 지급받은 구호품을 도난당한 뒤 시에 구호품추가지원을 요청, 공무원의 승락을 받고 의류와 생필품 등을 지급받았는데도 특수절도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재민들은 "경찰이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으로 미뤄 충분히 정상참작을 해야 하는데도 이를 무시한채 무리하게 법을 적용, 실적올리기에 급급하고 있다"며 "경찰의처사는 수해주민을 두번 울리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禹씨 등 화훼농민은 수재의연품 중에서 의류 8점과 세수비누 30개 등을 훔친 혐의로, 朴과장 등 공무원은 수재의연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일부를 분실한 데다구호품 지급 공문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혐의로 지난 13일 각각 경찰에 긴급체포된 뒤 구속영장이 청구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