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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새해 키워드 '슬림화'

저금리 장기화 등 대비<br>본부조직 대폭 축소 등 우회적 구조조정 단행


저금리의 장기화, 국내외 실물경기 침체 등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불어닥칠 오는 2013년에 대비, 은행들이 본부조직을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슬림화'를 경영 키워드로 내세웠다. 수익은 줄어드는 대신 인건비 등의 부담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 우회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연말을 맞아 국민은행ㆍ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이 잇따라 본부조직을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순이자마진이 2%에서 1%대로 진입했는데 이전만큼 수익을 내려면 예금과 대출 모두 두 배씩은 더 해야 한다"면서 "본점이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야 영업점도 열심히 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1본부 5부서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본부조직은 기존 10그룹 16본부 59부 2단 2실 4유닛(Unit)에서 10그룹 15본부 61부 1실로 바뀌었다. 기존의 마케팅그룹은 고객만족그룹, 마케팅부는 고객만족부로 명칭을 바꿔 고객중심의 조직운영을 뒷받침하도록 했다. 또 자산관리서비스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를 반영하기 위해 고객 자산관리서비스 전담그룹인 WM그룹을 신설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의 불확실한 경영여건 및 금융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바꿨다"면서 "단순하게 조직을 축소하는 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산관리서비스 전담그룹인 WM그룹이나 글로벌 사업본부 신설 등에서 나타나듯 중점 분야에도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최근 본부조직을 감축했다. 하나지주는 3부문 5실 20팀에서 3부문 4실 19팀으로 축소했고 하나은행도 7그룹 18본부 2지역사업본부 47부팀 3실에서 6그룹 14본부 2지역사업본부 48부 3실로 바꿨다. 하나은행은 본부인력의 10~20% 정도를 영업점으로도 배치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그룹에 새로 편입된 외환은행도 기존 8그룹 10본부 19영업본부 조직에서 7그룹 10본부 18영업본부로 운영된다. 동시에 본점부서 6개와 소속팀 10개도 폐지됐다. 외환은행은 개인사업그룹과 기업사업그룹을 하나로 통합해 영업총괄그룹을 신설한 게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가장 먼저 본부조직을 14개에서 11개로 줄이고 부행장급 임원 수를 15명에서 12명으로 줄였다. 농협은행 역시 부행장 인원을 2명 줄이고 유사부서를 통폐합해 41개 본부부서를 35개로 축소했으며 본부인력 200명을 영업점으로 재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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