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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29일 현대자동차 창립30돌/정세영 명예회장이 밝히는‘비화’

◎“과연 남산을 올라갈 수 있을까”/포니개발때 미쓰비시도 걱정/공채때 곳곳서 청탁/영어 어렵게 출제/형편없는 점수 알려/청탁지원자 탈락케현대자동차가 다음달 29일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현대는 이에앞서 12월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념 리셉션을 개최한다. 현대의 창립 30주년은 현대 자체의 역사와 함께 동종업체인 기아자동차의 위기, 자동차 보유대수 1천만대 돌파라는 굵직한 사건이 엇갈리는 시기와 맞아 떨어져 의미를 더하고 있다.현대의 자동차 30년은 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의 인생궤적과 함께 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되는 것은 국내 최초의 독자모델인 포니의 개발. 창업 10주년을 맞아 나온 이 차는 현대의 오늘을 가능케한 출발점이다. 정명예회장은 창업 30주년을 맞아 포니개발과 세계 10대 자동차업체를 바라보는 현대의 성공비결을 밝혔다.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남산만 올라가면 성공한다=포니 개발 당시 현대의 가장 큰 목표는 남산을 올라갈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엔진은 일본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에 의뢰했다. 기술제휴업체인 미쓰비시는 회의적이었다. 그런데 포니는 거뜬히 남산을 올라갔다. 모두 환호했다. 미쓰비시에서도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다. ▲「포니」라는 이름은 후보명단에도 없었다=현대는 포니 개발 후 이를 축하하고 국민적 관심을 모으기 위해 이름을 놓고 국민공모를 벌였다. 엄청난 공모엽서가 쏟아졌고 몇개 작품을 추려내 최종작을 선정하는 작업을 벌였다. 그런데 첫 차니 만큼 젊은이의 취향에 맞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현대는 이름 공모작업을 위해 아르바이트 여학생을 고용했었는데 일단 이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런데 이들은 후보작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한 후보명단에서 빠진 이름을 추천했는데 그게 바로 포니였다. 포니는 후보작에도 끼지 못했으나 여학생들이 건져낸 것이다. ▲현대의 성공비결은 철저한 인사정책이다=현대자동차에는 지금까지 외부청탁으로 들어온 사원이 하나도 없다. 외부입김을 철저히 배제했다. 공채시험을 앞두고 하루는 형님(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이 나를 부르더니 두툼한 명함 꾸러미를 내밀었다. 『인사청탁이 이렇게 많이 들어왔으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것. 당시 나는 미국에서 정치학 석사를 마치고 막 귀국했던 참이었다. 일단 영어공채 시험문제를 어렵게 출제했다. 청탁을 한 지원자의 점수는 대부분 20∼30점. 그러나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70∼80점을 기록했다. 점수가 형편없는 사실을 알고 청탁지원자는 떨어져 나갔다. ▲운도 많이 따랐다=포니 디자이너는 이탈리아 주지아로다. 당시 그는 젊었다. 하지만 주지아로 보다 거물급이 있었다. 둘을 놓고 저울질을 하다가 주지아로를 택했다. 그런데 얼마뒤 주지아로의 경쟁자가 사망했다. 그를 택했다면 포니는 탄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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