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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강만수의 끝없는 리테일 열정

내달 초 조직개편 초강수… 강만수의 끝없는 '리테일 열정'<br>개인금융→소매금융그룹 격상<br>자영업자등 여신 취급 도맡아<br>은행장 직속기구 체제로 운영<br>지점 평가때도 중기실적 높여

강만수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새해에도 리테일(소매금융) 강화를 위한 꿈을 이어간다. 정권의 바뀜과 관계 없이 산업은행이 생존할 길은 '소매금융'이라는 신념에 따른 것이다.

당장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영업확대를 위해 내년 초 산업은행의 조직개편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난 9월에 이어 반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조직개편 카드를 꺼내든 셈인데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그만큼 소매금융 확대가 절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내년 1월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개인금융 부문을 소매금융그룹으로 격상시킬 예정이다. 조직도 소매금융을 총괄 기획하는 소매금융기업부와 대출취급 및 영업을 전담하는 소매여신부로 이원화된다. 소매금융그룹에서는 자영업자나 비외감 법인 등을 대상으로 10억원 이하의 여신 취급을 전담하게 된다.

특히 소매금융그룹은 수석부행장을 거치지 않는 은행장 직속기구 체제로 운영된다. 강 회장이 직접 소매금융과 관련한 사안을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강 회장은 올해 내부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소매금융 강화를 강조해왔다. 수포로 돌아가기는 했지만 HSBC은행의 국내 영업점 인수 시도도 이와 줄기를 같이 한다.

더불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보증기관과 특별출연 형태로 보증대출도 실시했지만 결과는 아직 신통치 않다.

실제 산업은행이 지난 5월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출시한 협약보증 대출 상품은 현재까지 대출 실적이 13억원에 불과하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동일상품을 취급하는 타행 대비 최고 2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7월 신용보증기금과도 유망서비스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100억원을 출연하기로 하고 모두 1,200억원까지 보증대출을 취급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취급 실적은 1억원에 그치고 있다. "양사 간 전산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대출 취급실적이 미미하다"는 것이 산업은행 측 입장이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취급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았던 산업은행의 영업 관행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매출액이 최소 50억원 이상인 중견기업이나 대기업만 거래해오던 직원들에게 갑자기 동네상권(소상공인)을 강조하니까 그 중요성이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내년 조직개편에서 소매금융그룹을 은행장 직속기구로 설치하는 데도 임직원들에 대한 강 행장의 이러한 불만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 내부 시각이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과 관련한 보고나 기획안이 번번이 은행장 선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폐기되는 경우가 다반수였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 회장이 9월에 이어 다시 한 번 조직개편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셈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조직개편과 함께 지점평가 체계도 대대적으로 손질을 가할 예정이다. 우선 전국에 80여개가 넘는 각 영업점별로 소상공인대출을 전담하는 인력을 1명씩 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점평가시 배점이 15점에 불과했던 개인금융 부문의 비중을 확대, 기업금융(50점)과 개인금융(50점)의 평가 비중을 동일하게 조율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지점평가에는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대출 실적 비중이 크게 확대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차후에 민영화가 된다면 기업금융만큼이나 소매금융 확대가 절실하다"며 "시중은행과 치열한 경쟁에 대비, 소매금융에 적합한 조직체질을 갖춰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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