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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떼내고…기업들 '생존 몸부림'

상장사 이미 10조 마련…벤처기업들은 더 절박 >>관련기사 경기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기업들이 돈 될만한 자산을 있는대로 매각하고 사업성이 어두운 부문은 떼어내는 등 생존을 위한 필사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상장회사들은 소비가 둔화되고 테러사태로 수출마저 부진해 현금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돈 되는' 자산은 가리지 않고 팔고 있으며 벤처기업들도 몸통만 놓아두고 곁가지는 모두 떼내고 있다. 14일 증권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은 올들어 9월까지 고정자산ㆍ투자유가증권ㆍ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총10조1,47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썼다. 유형별로는 투자유가증권처분액이 8조73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자사주 처분 1조2,146억원, 공장ㆍ토지 등 고정자산 매각액이 8,594억원 등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팔아서 자금을 조달할만한 '물건'이 별로 많이 남지 않은 것이다. 실례로 상장사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 자산처분을 통해 11조6,052억원을 조달했으나 올 들어서는 1조5,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이 그런대로 괜찮아 투자유가증권을 처분해 자금을 조달했으나 올해는 주식시장이 계속 죽을 쒀 투자유가증권처분을 통한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상장기업들은 토지ㆍ건물 등 고정자산과 자사주처분을 통한 자금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고정자산처분규모는 8,594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855억원(394.3%)이나 증가했고 자사주 처분액도 1조2,147억원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87억원(296.9%)이나 늘어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상장기업들이 유동성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유상증자나 기업공개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데다 영업부진으로 매출과 수익이 크게 둔화돼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을 제외한 12월 말 결산 상장법인들의 올 상반기 실적을 보면 순이익은 6조5,9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8.85% 줄었다. 결국 기업들은 불황으로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이 여의치 않아 자산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중견기업인 H사의 모 전무는 "경기불황이 지속된 터에 테러사태로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회사채시장 마저 얼어붙어 자금 구하기가 매우 힘들어졌다"면서 "매각할 자산조차 없는 기업들은 하루하루 급전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벤처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절박하다.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신규자금조달은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되자 '숟가락 하나라도 더 덜어야 한다'며 핵심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비수익사업은 모두 떼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99년 기업을 분할한 등록기업은 2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건으로 늘어났고 올 들어서는 9월 말 현재 6개업체가 기업분할을 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은 두 부문을 쪼개 별개의 기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비즈니스모델별로 사업을 분사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존하는 것 자체가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배기자 송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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