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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명회계법’ 1년의 현주소
입력2003-07-31 00:00:00
수정
2003.07.31 00:00:00
한기석 기자
월스트리트를 강타하는 기업 회계부정 사건이 연일 터져 나오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그가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 시절 이후 미국 기업 관행에 가장 획기적인 개혁”이라고 칭했던 법안에 일년 전 오늘 서명했다. 법안 작성에 주도적 역학을 했던 상원의 폴 D 사베인스와 하원 마이클 G 옥슬리의 이름을 따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기업들로 하여금 보다 정직하게 장부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층적인 접근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것은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I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들에게 재무재표의 정확성을 책임지게 끔 했다. 법안은 또 회계사들의 작업을 보다 철저히 감독하기 위해 적어도 한명의 금융전문가를 포함하는 독립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진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회계 법인들의 컨설팅과 회계업무 공유를 금지시킴으로써 이들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관계 상충을 막기도 했다. 아마 가장 중요한 것은 회계 법인들을 감독할 수 있는 독립 이사회를 만들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일년이 지난 지금 이사진들, 특히 회계 위원들이 그들의 업무를 진지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들은 경영진들의 결정에 대해 단지 비준을 내리던 이전 업무에서 벗어나 경영진들에게 여러 사항들과 관련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강직한 의장과 할말 다하는 위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기업회계감독이사회(PCAOB)는 회계기준과 관련해 결정을 미루며 미적대기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현상 외에 퇴보를 알리는 징후들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회계기준위원회(FASB)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후 일년도 채 못돼 법을 만드는 사람들은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를 요구하는 FASB의 움직임에 대해 어리석게도 간섭을 하고 있다. 또 기업들은 새로운 법이 투자의욕을 감소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법안을 따르는데 드는 비용도 크다는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윌리엄 H 도널드슨은 이번 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들의) 열정이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는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
이 법안에 대한 진정한 심판은 구체적인 내용들이 채워지면서 향후 몇 년 뒤에나 이뤄지게 될 것이다. 아직 이 법안은 과도한 경영진들에 대한 보상체계나 임원 선임에 대한 주주들의 역할 같은 문제들을 다루지 않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일년 전보다 오늘 상황이 훨씬 더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기업들 또한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이 치유하고자 하는 신뢰의 붕괴를 심각하게 고려한다면 지금이 일년전보다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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