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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업무를 수해하는 직원의 안전 대책을 강화하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페루에서 숨진 삼성물산 직원 4명을 조문한 후 이 같은 주문을 내렸다.
14일 이 회장은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 및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빌딩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분향소에 들어선 이건희 회장은 금세라도 울먹일 듯한 비통한 표정으로 국화꽃을 들고 직원 4명의 영정 앞으로 다가갔다. 영정 바로 앞에 선 그는 영정 속 희생자들을 위로하려는 듯 약 5초간 각각의 직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그리고는 뒤로 몇 발짝 물러나온 뒤 옆에 있던 최 실장, 이 사장과 함께 조용히 눈을 감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 회장은 조문 내내 애통함에 잠긴 듯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분향을 마친 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에게 3개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이 회장은 해외 업무 수행하는 직원들의 안전대책을 강화할 것과 이번 희생자의 유해운구 등 장례절차에 만전을 기할 것, 아우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배려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 등을 주문했다.
수습 중인 희생자들의 시신이 이르면 이번주내에 한국으로 운구되면 장례 절차와 유가족과의 보상 절차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 회장이 유가족에 대한 배려를 강조한 만큼 보상절차는 수월하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해외 주재원 및 출장자들에 대한 안전 대책 역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업무의 경우 무리하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삼성물산 직원 김효준(48), 유동배(46), 우상대(39), 에릭쿠퍼(38·네덜란드)씨 등 4명은 지난 6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남동쪽으로 720㎞ 떨어진 푸노(Puno) 지역 이남바리(Inambari) 강에 16억1,600만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수력 발전소 사업 예정 부지를 헬기로 답사하고 돌아오던 중 참변을 당했다. 페루 당국은 헬기가 구름에 가린 인근 바위산을 피하지 못하고 충돌,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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