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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적 대기오염

현대사회에서 운동은 건강과 생활의 여유를 주는 원천이라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산악자전거를 좋아한다. 산악자전거는 가파른 산길이나 오솔길 등을 달리는 레포츠다. 운동과 함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국회의원이 되면서 바쁜 일정관계로 이전만큼 산악자전거를 탈 수 없어 1주일에 2~3번 자전거 출근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산악자전거의 짜릿한 스릴감은 맛볼 수 없지만 계절마다 바뀌는 한강 주변의 풍경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런데 맑게 개인 아침이라 하더라도 한강변에서 바라본 서울의 대기는 뿌옇게 흐린 모습을 보이는 날이 많았다. 그런 날은 마치 내가 `혼탁한 어항의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와 같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환경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사실 대기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것은 물이나 폐기물처럼 그 폐해가 바로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대기환경은 `주의보`를 넘어 `경보`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서울의 미세먼지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중 최악이며 오존 등 각종 대기기준 초과횟수의 90%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대기오염은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기 어렵고 또 급박하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대처에 소홀한 `만성질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환경문제다. 그러나 대기오염 증가시 어린이와 노약자 중 호흡기질환 발생율이 10% 이상 증가하고 심장질환과 뇌경색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을 정도로 부작용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대기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와 공장에 대한 대책 마련은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11월 의원입법으로 제출했던 `수도권 대기질 개선을 위한 특별법`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중이다. 법률시행에 따른 부처간 이견조정 때문이다. 가까스로 6월말에 합의된 정부간 조정안은 대책을 추진할 재원마련과 제재라는 가장 중요한 2가지가 미흡한 형태이다. 여전히 개발을 우선시하는 정부내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결과이다. 자신의 경제적 여유가 건강을 희생해서 얻는 것이라면 그것에 대해 행복해 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하물며 그 여유가 공평하게 분배되지도 않는 상황이다. 정부의 첫 번째 책임은 국민들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고, 그 출발은 신체적인 건강이라는 각오와 노력이 필요한 때다. <오세훈(국회의원ㆍ한나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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