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북아 의료허브 가능성 높아

싱가포르, 태국 등 관광 국가들은 인구 증가와 고령화 추세에 따라 의료산업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임을 인식하고, 국가 주도아래 의료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의료기술은 좋은데 왜 외국인 환자는 별로 오지 않는 것일까"라는질문 앞에서 무기력한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13일 내놓은 「동북아 의료허브 가능성과 추진 과제」보고서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전략을 제시했다 .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6대 암 치료 기술과 미용·성형 분야에서 미국 등 선진국에 근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도 현재의 수가제도 하에서는 경쟁력이 있다.

의사들도 한국의 의료허브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무역협회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33%는 한국의 의료허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으며, 23%는 노력만하면 반드시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높은 의료기술 수준과 우수한 의료인력 등 인적 자원을 지적했다.

심장.척추.불임 시술 등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몇몇 국내 유명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에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국인 환자가 속속 늘어나고 있어 순수 치료목적만으로 입국하는 외국인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현재 국내 병원들은 외국인 환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의 외국어 소통능력 부족뿐만 아니라 처방.투약등에 대한 외국어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의료문화의 상이성으로 인해 개인 사생활 보호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 국내 병원들은 의료진 및 보유기술 등을 충분히 마케팅하지 못하고 있어 해외에서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경쟁력있는 분야의 상품개발 및 타깃 선정을 통해 안정적인 외국인 환자 수를 확보하고, 외국 의료인력 국내연수 프로그램, 해외병원과의 교류협정 등을통해 국제 환자 추천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수가제도와 영리법인 설립 불허 등의 규제는 병원들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및 가격 책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며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기본의료 서비스가 보장되는 공립의료 기반 위에 민간병원에 대한 규제 완화로 의료개방에 대비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고, 현재의 조건에서라도 외국인 환자 서비스 및 유치에 관심을 갖는다면 훨씬 많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