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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에 10조 물려 ‘기아상태’

◎은행권 3조 수지악화… 올결산 적자/종금 자금난 가중 일부사 퇴출 불가피기아사태의 해법이 결국 「법정관리」라는 수순을 밟게 된데 대해 금융권은 적어도 해결의 실마리가 가시화된다는 차원에서는 환영하고 있지만 재계 서열 8대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데 따른 엄청난 부담은 당분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아의 법정관리에 따른 금융권의 1차적인 부담은 무엇보다도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이 기아에 지원한 10조원에 육박하는 여신이 고스란히 부실화된다는데 있다. ◇은행권=지난 7월말 현재 기아그룹에 대한 총여신규모는 은행연합회 기업정보자료 기준으로 4조9천7백57억원에 달한다. 이중 특수은행의 여신을 제외한 25개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의 여신액은 3조3천3백96억원에 이른다. 은행감독원은 일반은행의 부실화된 여신에 대해 담보를 취득한 경우에는 고정여신으로 분류, 해당여신액의 20%를 대손충당금으로 쌓도록 하고 있고 담보가 없는 여신은 회수의문여신으로 분류돼 해당여신액의 75%를 대손충당금으로 쌓도록 하고 있다. 일반은행들이 기아로부터 확보한 담보액은 2천억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고정여신인 2천억원에 대해서는 4백억원의 대손충당금을, 나머지 3조1천4백억원에 대해서는 2조3천4백75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므로 총 2조3천9백억원의 수지악화요인이 발생한다. 물론 이중에서 지급보증을 선 여신(25개 일반은행 1조5천억원)에 대해서는 전액 충당금을 쌓을 필요는 없지만 채권자가 대지급을 요구할 경우 이 금액을 대위변제해야 하므로 3조원에 육박하는 수지악화요인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상반기중 25개 일반은행의 영업이익 2조2천6백억원을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더구나 이들 부실화된 여신의 기회비용과 기아사태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증시폭락에 따른 주식평가손충당금까지 감안하면 수지부담은 상상을 초월, 대부분의 은행들이 올해 적자결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비은행금융권=종금, 보험, 리스 등을 포함한 제2, 3금융권의 여신은 3조6천억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종금사 여신은 비은행 금융권 여신의 80%에 육박하는 2조8천억원 가량. 기아가 법정관리에 들어선 이상 담보물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단기로 운용하는 종금사로서는 당장 이자를 받을 길이 없어 해당 금액만큼의 자금조달비용을 감내해야 한다. 조달비용을 12%로만 잡더라도 연간 3천억원의 수지악화요인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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