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에 있어 예약이 쉽지 않았던 L골프장은 오는 8월 한 달 동안 이용료(그린피)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주중 4명 이상 플레이할 경우 1인당 4만원가량을 내려 받는 것이다. 전북의 G골프장은 평일에 요일별로 5만~7만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골프장업계의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가만히 앉아 손님을 기다리던 예전의 호시절은 지나간 지 오래다. 이처럼 골프업계가 위기에 빠진 것은 경쟁 심화와 경기침체가 겹친 탓이다. 골프장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내장객)는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골프장 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2011년 골프장 경영실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22곳 회원제 골프장(제주도 지역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매출액 대비 당기 순이익은 -3.7%, 영업이익률은 6.9%로 나타났다.
골프장 급증과 함께 적자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회원제 골프장의 당기 순이익률은 지난 2006년 18.7%에서 점차 내리막길을 걷다 2010년 1.1%로 떨어진 뒤 지난해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도 갈수록 떨어져 2002년 27.0%를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6.9%까지 떨어졌다.
금감원은 골프장 경영 악화가 당장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월 말 국내은행의 골프장 대출 규모는 모두 6조3,000억원(골프장 대출 5조7,000억원, 회원권 담보대출 6,000억원)으로 전체 원화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6%에 불과하다.
하지만 골프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골프장 대출 비중이 높은 편인데다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경우 골프장 대출 비중이 큰 일부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골프장 회원권 가격 하락도 금감원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최근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입회보증금 반환청구가 늘어나고 있어 골프장의 현금흐름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골프장 현금흐름이 나빠지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골프장이 늘어난다"며 "실제 최근 입회보증금 반환 소송 중인 골프장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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