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는 없다" 순도100% 시장개방 23개품목 협상, 北美자유무역협정 버금WTO 룰 보다 미국식 룰 적용 요구할듯 이종배기자 ljb@sed.co.kr 관련기사 미국식 문화가 우리 생활을 지배한다 협상 불발땐 대외신인도 타격 "경제대국 미국 앞서 한국시장 선점하자" 美, 동북아 주도권 확보등 정치·외교적 효과기대 세계적인 통상질서를 구축할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오는 5월 초 시작된다. 협상 분야도 현재 진행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보다 범위가 더 넓다. 한미 FTA가 우리 경제ㆍ산업과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이며 우리의 효과적인 통상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시리즈를 통해 살펴본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3일 “미국과의 FTA 협상은 ‘모험’ 그 자체로 표현할 수 있다”며 “한미 FTA는 한국의 통상정책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한미 FTA는 순도 100%의 시장개방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고위관계자들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 측과 협상할 FTA는 모든 FTA의 금과옥조(gold standard)”라며 “이번협정은 가장 포괄적이고 가장 높은수준의 FTA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조지 W 부시미대통령은“한국과의 FTA는 미국의 대아시아 개입(engagement)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강조, 한미 FTA를 경제이상의 포괄적인 동맹 차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이날 한미 FAT 추진에서 “쌀은 반드시 (시장개방 품목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협상 분과만 놓고 봐도 FTA 협상이 이미 마무리된 칠레ㆍ싱가포르ㆍ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는 차원이 다르다. 실제로 이들 나라와의 협상 분과는 9~10여개 수준에 머물렀지만 미국과는 23개(정부 계획)로 확 늘어난다. 이는 미국이 캐나다ㆍ멕시코 등과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상품 분야의 경우 미국은 총 교역상품의 100%에 대해 시장개방이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이미 우리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통보해왔다. 투자ㆍ서비스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은 우리에게 WTO라는 국제적인 룰보다 미국식 규칙을 요구할 것이 뻔한다. 상품은 물론 투자ㆍ서비스ㆍ지적재산권ㆍ노동ㆍ환경 등을 총망라한 분야에서 강력한 개방이 추진되는 방향으로 한미 FTA가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에 버금가는 시장개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그동안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온 FTA 협상전략을 대미협상을 중심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우리나라의 FTA 협상이 최대 효과를 내려면 미국과만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한미 FTA와 한중 FTA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전면 개방을 피할 수 없다면 중층적인 FTA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생존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입력시간 : 2006/02/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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