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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초고속 '고령화 쇼크' 다가온다

경제인구감소→재정부담 증가→성장잠재력 잠식<br>노인복지관련 예산 해마다 증가 10년전의 11배<br>李부총리 "남은 15년내 선진국 경제로 도약해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고령화 속도 1위인 대한민국. 존 헨드릭스 미국 노인학협회 회장은 지난달 한림대 의료원이 마련한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고령화 현상은 가히 혁명적(almost revolutionary)”이라고 말했다. 그의 진단은 통계청이 1일 내놓은 고령화 통계에서 뚜렷하게 확인됐다.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를 넘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한 데 이어 오는 2019년에는 14%를 넘어 ‘고령사회(Aged Society)’가 된다. 2026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로 들어간다. 프랑스가 고령화→고령으로 도달하는 데 115년, 고령→초고령으로 진입하는 데 40년이나 걸리고 ‘늙은 국가’인 일본도 고령화→고령에 24년, 고령→초고령에 12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말 그대로 ‘초고속’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독(毒)으로 작용, 경제ㆍ사회 전반을 좀먹는 ‘고령화 쇼크’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인구의 노령화는 ‘경제활동인구 감소→저축률 하락ㆍ노인 부양부담 가중→재정부담 확대→성장잠재력(잠재성장률) 잠식’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노인복지 관련 예산은 5,005억원으로 10년 전 462억원에 비해 11배나 늘었다. 최준욱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 관련 지출이 증가하면서 2020년대 중후반부터 통합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하고 2040년대 중반에는 적자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1~13%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고령화로 인한 재정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지식자산 증대와 교육ㆍ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확대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고령화가 몰고 올 실물 부문의 파장은 더욱 크다. 제조업 취업자의 절반이 40대 이상인 점에서 알 수 있듯 조선을 비롯한 주력산업은 갈수록 늙어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임원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존재하는 한 이 같은 현상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임의 젊은 근로자들이 많은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의 엑소더스는 심화될 게 뻔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노령화와 미래산업에 대한 준비부족으로 5%대에서 4%로 하락,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 같은 점을 인식, “고령화로 한국경제에 남은 시간은 불과 15년 남짓”이라며 “15년 안에 선진국 경제로 한단계 도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측면뿐 아니다. GDP 대비 건강보험 지출규모는 2002년 2.29%에서 2050년에는 최대 5.0%까지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혹덩어리로 변한 국민연금은 고령화가 몰고 올 가장 큰 충격 중 하나다. 2048년이면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이란 추계가 나온 상태다. 현행 60%인 소득대체율을 최대한 낮추고 소득 대비 9%인 부담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삼 높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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