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ㆍ석유화학ㆍ기계 부문이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ㆍ엔 환율이 1% 떨어질 때마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도 1%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나 홀로 원화 강세로 수출 경기 급락 우려'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한 뒤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과 함께 한국 통화정책 방향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ㆍ엔 환율은 지난 15일 현재 1,181원으로 지난해 1월 평균(1,489원)에 비해 26.1%나 절상됐다. 같은 기간 원화 환율은 위안화에 대해 6.9% 올라갔다.
보고서는 원ㆍ엔 환율 하락이 원ㆍ위안화 환율 하락보다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탓이다. 실제로 원·엔 환율이 1% 떨어질 경우 국내 총수출은 0.92% 감소하지만 원·위안 환율이 1% 하락하면 수출은 0.59% 줄어 그 폭은 더 작았다.
업종별로는 철강ㆍ석유화학의 타격이 가장 컸다. 원ㆍ엔 환율이 1% 하락하면 철강ㆍ석유화학의 수출은 각각 1.31%, 1.13% 줄었다. 같은 조건에서 기계 분야는 수출이 0.94%, 정보기술(IT) 0.87%, 자동차는 0.68%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함께 원ㆍ위안 환율이 1% 하락할 때는 기계와 석유화학 수출이 각각 1.1%, 0.74%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IT 수출은 0.06% 감소에 그쳐 거의 영향이 없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주요 수출경쟁국인 일본의 추가적인 엔화가치 하락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조규림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외환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미세조정과 안정화 대책을 통해 원·엔 환율 급락을 막아야 한다"면서 "미국ㆍ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역시 적정금리 수준 및 양적완화 확대를 신중하게 재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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